미담소개 웹진 ‘살맛나는 세상’ 통신원 정숙현씨

  • 입력 2005년 9월 6일 03시 03분


정숙현 씨(오른쪽)가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낮은 하늘 어린이 도서관’에서 자원봉사자를 취재하고 있다. 동정민 기자
정숙현 씨(오른쪽)가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낮은 하늘 어린이 도서관’에서 자원봉사자를 취재하고 있다. 동정민 기자
“미담을 찾는 건 사회를 밝게 비출 한 알의 꽃씨를 찾는 거예요.”

2일 오후 3시경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낮은 하늘 어린이 도서관’. 정숙현(48·여) 씨는 자원봉사자인 주부에게 ‘봉사의 보람’에 대해 물었다. 그는 새로 생긴 청소년 도서관에서 주부들이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왔다.

정 씨는 ‘미담을 찾는 사람’으로 불린다. 2001년부터 미담을 소개하는 웹진(인테넷 잡지) ‘살맛나는 세상’ 통신원으로 활동하면서 지금까지 60여 건의 미담을 찾아냈다. 일산서구에서 정 씨가 가보지 않은 복지관이나 쉼터는 거의 없다.

정 씨는 “호수공원에서 꽁초와 휴지를 줍는 노인, 코 묻은 돈을 모아 복지회에 기부한 유치원 아이 등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이웃이 모두 취재 대상”이라며 “자신의 선행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따뜻한 이웃을 보면 나도 행복해진다”고 말했다.

‘살맛나는 세상’의 통신원 10여 명은 전국 곳곳에서 생활 주변의 미담을 발굴해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이처럼 인터넷에서 미담을 나누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미담 전문 사이트가 생기고 각 포털 사이트는 미담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누리꾼(네티즌)들도 개인 홈페이지에 미담을 옮겨 나르고 있다.

정 씨는 “미담은 빠르게 주변 사람들에게 전파되는 것이 특징”이라며 “내가 미담을 찾아다니는 것을 본 자식들도 자원봉사를 시작했고 이웃들도 헌옷, 음식들을 주면서 필요한 곳에 써 달라고 부탁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뉴스 사이트에 정기적으로 미담을 올리는 윤태(31) 씨도 “기사를 쓰고 나면 돕겠다는 사람들의 연락이 많이 온다”며 “사회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 기사보다 미담 기사가 사회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화사회연구소 이동연(李東淵·40) 소장은 “미담을 찾아다니는 건 일종의 대리 만족”이라며 “미담이 실천으로 이어질 때 진정한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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