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시신수습 ‘슬픈원정대’ 출국

  • 입력 2005년 3월 14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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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전 임무 성공을 다짐하는 ‘초모랑마 휴먼원정대’ 대원들. 왼쪽에서 다섯 번째가 엄홍길 대장. 박영대기자 sannae@donga.com
출국 전 임무 성공을 다짐하는 ‘초모랑마 휴먼원정대’ 대원들. 왼쪽에서 다섯 번째가 엄홍길 대장. 박영대기자 sannae@donga.com
“한국 산악인들은 숨진 동료를 차가운 산 속에 남겨 두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겠습니다.”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완등한 산악인 엄홍길(嚴弘吉·45·트랙스타) 씨는 14일 인천공항에서 네팔로 출발하기 전 이렇게 말했다. 그의 표정은 비장했고 어두웠다.

엄 씨가 이끄는 ‘초모랑마 휴먼원정대’의 임무는 지난해 5월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고 하산 길에 조난해 숨진 계명대 산악회 박무택(朴武宅·당시 35세), 장민(당시 26세), 백준호(당시 37세) 대원의 시신 수습. 박 씨의 시신은 에베레스트 정상 부근(8750m) 가파른 암벽에 걸려 있으며 백 씨와 장 씨의 시신은 실종 추정 지역을 수색해야 한다.

원정대는 올해 1월 말 한라산에서 7박8일간 시신 운구 훈련을 하고 네팔에서 셰르파(길 안내인)들을 만나 정보를 얻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시신을 끌어내릴 특수 운반장비도 ㈜써미트의 도움으로 제작했다.

엄 씨는 “17일부터 2주간 네팔 임자체봉(6189m)에서 고지 적응훈련을 마친 뒤 5월 초 시신 수습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세계적으로 한번도 시도된 적이 없는 어려운 임무이지만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대한산악연맹은 14일 숨진 3명이 훈장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박 씨에게는 체육훈장 맹호장, 백 씨에게는 백마장, 장 씨에게는 체육포장이 추서된다.

인천=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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