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시상식에서는 1997년 공군사관학교 최초의 여성 생도, 2002년 최초의 여성 전투기 조종사로 선발됐던 편보라(26·공사 29기) 중위가 ‘저고도 사격부문’에서 최우수 조종사로 뽑혔다.
이번 대회는 이전과 달리 항공기 이륙부터 공중비행, 사격의 전 과정을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을 이용해 평가했으며 사격도 일정 시간 안에 하도록 제한하는 등 평가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KF-16을 조종하는 허 소령은 특히 6km 상공을 시속 1000km로 비행하며 지름 1m의 지상표적을 폭격하는 ‘중고도 사격부문’에서 2000점 만점에 1800점을 획득했다. 허 소령은 “바람의 특성을 면밀히 조사 연구하고 내가 조종하는 전투기의 특성에 맞게 사격과 폭격을 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편 중위는 A-37 공격기를 지상 150m(63빌딩 높이는 249m)의 초저고도로 비행하며 가상의 지대공 유도탄과 대공포 등을 피해 목표물을 공격하는 데 성공했다.
편 중위가 전투기 조종간을 잡은 것은 지난해 3월. 비행경력 19개월로는 다른 참가자들에게 명함도 내밀기 어려웠다. 하지만 대회를 앞두고 하루 2시간씩 비행 연습에 몰두해 남자 경쟁자들을 물리쳤다.
편 중위는 “저고도 사격은 대공포화 속에서 비행해야 하기 때문에 침착성과 대담성이 동시에 요구된다”며 “이 두 요소를 다지고, 여성적 섬세함까지 활용하다 보니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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