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처음으로 대구 수성구 범어2동에 ‘국제결혼 피해상담소’를 개설한 공경태(孔經太·35)씨. 그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준비 없이 국제결혼을 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며 “결혼한 지 몇달 만에 별거하거나 이혼하는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베스트 국제결혼 문화원’을 4년째 운영 중인 공씨가 무료상담소를 개설한 것은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뒤 학력차이, 언어장애, 성격장애, 가정폭력 등으로 이혼한 외국인 여성의 피해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
이와 함께 한국인 남성들이 국제결혼을 위해 현지에 도착한 뒤 알선업체 관계자로부터 추가비용을 요구받는 사례와 소개받은 여성과 며칠간 데이트를 하면서 알선료와 체류 경비만 날리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공씨의 지적이다.
“한국인 남성과 결혼하는 외국인 여성은 80%가량이 중국 조선족이며 최근 베트남과 우즈베키스탄 여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제결혼은 한해 평균 1만2000여쌍으로 추산되나 이혼율은 20%를 웃도는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는 “조선족 여성의 경우 상당수가 한국 국적 취득을 위해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뒤 곧바로 가출하거나 잠적한다”며 “반면 베트남 여성들은 어릴 때부터 대가족 중심의 주거환경 속에 자라 어른들을 섬기는 데 익숙하고 남편에게 순종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제결혼을 알선하는 국내 자격미달 업체의 난립도 피해를 양산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조만간 각국 대사관과 국내외 변호사 등과 연계해 피해자들을 위한 법률상담 등 체계적인 상담활동을 벌여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053-744-9757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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