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外大 산악회, 유가족 장학기금 10억 조성키로

  • 입력 2004년 6월 18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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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함께 올랐다가 먼저 간 동료들에게 항상 미안했는데 장학금으로라도 도움을 줄 수 있게 돼 마음이 놓입니다.”

한국외국어대 산악회는 엄홍길 등반대장(44·중국어과 3년)과 함께 산에 오르다 목숨을 잃은 산악인들의 자녀와 산악회 후배들을 위해 10억원 규모의 장학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엄씨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제때 대학에 들어가지 못했다가 2002년 특별전형으로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에 입학했다.

안영호 산악회 지도교수(말레이·인도네시아어학)는 “평소 엄 대장이 먼저 간 동료들을 극진히 생각해왔고 이번 얄룽캉 원정을 계기로 엄 대장의 생각에 동조하는 회원들도 많아져 이들을 위해 장학금을 확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외국어대 산악회는 1억원이었던 장학기금을 올해 안으로 재단 설립이 가능한 액수인 3억원으로 확충하고 이후 1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10억원의 장학기금 중 6억원은 유족들과 후배들의 장학금으로 쓰이고 나머지는 재투자된다.

엄씨는 “산에서 가장을 잃은 가족들이 적지 않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동료들의 어린 자녀들을 위해 중고교 등록금뿐만 아니라 대학교 등록금까지 줄 수 있도록 장학금 확충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엄씨는 다음달 2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쇳대박물관 유하갤러리에서 열릴 ‘히말라야 산상 음악회 사진전’ 수익금 일체를 장학기금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신수정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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