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형 인간 ‘아침형’ 흉내낸면 몸 망친다…과학동아 5월호

  • 입력 2004년 5월 2일 17시 30분


올해 들어 오전 6시대 지하철 이용객 수가 부쩍 늘었다고 한다. 지난해 말부터 불기 시작한 ‘아침형 인간’ 열풍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평소 늦잠을 즐기던 사람들까지 왠지 낙오자가 될 것 같은 기분에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며 잠자리에서 겨우 몸을 일으킨다.

그런데 최근 영국 서레이대 시아몬 아처 박사팀은 소위 ‘올빼미족(저녁형 인간)’이 ‘종달새족(아침형 인간)’을 흉내냈다가는 득보다 실이 많음을 시사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수면패턴은 Per3라는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다. 즉 올빼미족은 종달새족에 비해 이 유전자가 짧다는 것.

수면지연증후군 환자의 경우 75%가 부모 양쪽으로부터 모두 짧은 Per3를 받았다. 이런 사람들이 억지로 아침형 인간이 되려고 했다가는 하루 종일 몽롱한 상태로 보낼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최근 인간유전체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성격이나 지능은 물론 정신질환이나 각종 신체질환의 상당수가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모든 것을 유전자 탓으로 돌리고 맘 편히 살면 그만일까.

과학동아 5월호에서는 ‘유전자, 내 인생을 얼마나 좌우하나’라는 주제의 특집을 마련해 이런 의문에 대한 최신 연구결과들을 소개한다.

강석기 동아사이언스기자 suk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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