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오련씨 “내년에는 中 양쯔강 3000㎞에 도전”

  • 입력 2003년 8월 15일 23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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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씨가 한강 600리(230여km) 종영(縱泳)에 성공했다.

광복절인 15일 오전 8시15분 팔당댐을 출발한 그는 마라톤 코스보다 더 긴 42.5km를 헤엄쳐 10시간1분 만인 이날 오후 6시16분 골인점인 여의도 선착장에 도착했다. 5일 강원 화천군 남방한계선 한강상류에서 물에 뛰어든 지 11일 만이다.

“대한 남아의 기상을 다시 한번 드높일 수 있어 기쁩니다. 나의 도전이 사회에서 소외받는 50줄의 우리 세대와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출전을 앞둔 작은아들에게 작으나마 힘이 됐으면 합니다.”

조씨는 1970년 태국 방콕과 74년 이란 테헤란 아시아경기대회 남자 자유형 400m와 1500m를 2연패한 한국 수영의 독보적인 존재. 은퇴 후엔 80년 대한해협, 82년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도버해협 횡단으로 이름을 떨쳤다.

이번 도전은 세 차례 도전 가운데 가장 힘들었다. 대한해협(60km를 13시간16분에 횡단)과 도버해협(32km를 9시간35분에 횡단) 때는 하루에 끝난 반면 이번 한강종영은 11일 동안 물에서 살아야 하는 대장정이었기 때문. 마지막 날 하루코스만 해도 도버해협보다 길었다.

“폭우 등 기상조건이 안 좋아 수온이 크게 떨어진 데다 온갖 부유물들이 떠내려 와 피하느라 애를 먹었어요, 수질도 나빠 눈이 뿌옇게 흐려 보여 고생했습니다. 보트를 타고 응원해 준 스태프가 없었다면 도저히 못 해냈을 겁니다.” 부상도 당했다. 마지막 날인 15일 잠실수중보를 넘다 물살에 휩쓸려 오른쪽 다리에 찰과상을 입은 것. 조씨는 “물이라면 자신 있었는데 물에서 물먹어보긴 처음이다”며 웃었다.

“84년 교통사고로 오른쪽 어깨와 팔을 크게 다쳤는데 이번에 보니 아직 쓸 만하더라고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내년에는 반드시 중국 양쯔강 수계 3000km 100일 주파에 도전하겠습니다.”

이날 골인지점엔 모교인 고려대 안문석 부총장을 비롯한 교직원과 졸업생, 재학생 등 200여명이 나와 조씨의 한강주파 성공을 축하했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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