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강연 5000회 ‘백골할머니’오금손씨 42년간 군부대 강의

  • 입력 2003년 8월 14일 22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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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동안 전국의 군부대와 학교를 다니며 전쟁 강연을 해온 오금손 할머니(73)가 14일 육군 백골부대에서 5000번째 강연을 했다.

오 할머니는 그동안 전방 백골부대를 자주 찾아 손수 준비한 음식을 나눠주곤 해 장병들로부터 ‘백골 할머니’라는 별명을 얻었다. 5000회 강연 장소를 ‘마음의 고향’인 백골부대로 정한 것도 그 때문.

오 할머니는 현 안보 상황과 관련해 “전쟁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절대 금물”이라며 “지금의 나라 혼란상에 대해 우리 국민 모두가 자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단골 주제는 “내가 설자리와 내 나라가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

오 할머니는 부모님이 일본군에 의해 숨지면서 어린 시절을 중국인 가정에서 보냈다. 이후 광복과 함께 귀국해 간호사가 됐지만, 6·25전쟁의이란 또 다른 시련을 겪어야 했다. 오 할머니는 전쟁 직후 수도사단 백골부대 간호장교로 자진 입대했고, 52년 4월엔 인민군에게 포로로 잡혀가 치아와 손톱을 뽑히는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전쟁 종료와 동시에 2계급 특진해 대위로 전역한 오 할머니는 61년 집 부근에서 싸움이 붙은 군인을 설득하다 이를 지켜본 그 부대 소대장이 강연을 해달라고 요청해 군과 다시 인연을 맺었다.오 할머니는 현재 상이군경회 대전지부 강사로 있다. 수십년간 사흘에 한 번꼴로 전국 학교 및 군부대를 누빈 공로로 92년에는 국민훈장 포상도 받았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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