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한씨 지수양에 간 이식 “성탄절 내딸이 새로 태어나요”

  • 입력 2002년 12월 24일 19시 05분


강성한씨 부부가 간 이식 수술을 하기 전 7개월난 딸을 안고 있다.사진제공 삼성서울병원
강성한씨 부부가 간 이식 수술을 하기 전 7개월난 딸을 안고 있다.사진제공 삼성서울병원
생애 첫 성탄절을 맞는 딸에게 아버지가 ‘새 생명’을 선물했다.

24일 오전 7시반 삼성서울병원 중앙수술장. 회사원 강성한씨(32·서울 송파구 문정동)는 딸 지수양에게 간 이식을 하기 위해 수술대 위에 올랐다. 10시간에 걸친 대수술. 강씨는 지난 5개월의 일들을 영화 장면처럼 떠올렸다.

7월 진단 결과 지수양은 선천성 담도폐쇄증에 걸린 것으로 밝혀졌다. 담즙을 배출하는 담도가 점차 좁아져 간경화와 황달증세를 일으키고 결국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위험한 질환.

병원측은 간 이식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고 결론지었다. 강씨는 서슴없이 “간을 떼어 딸에게 주겠다”고 자청했지만 난관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3500만원에 달하는 수술비도 문제였지만 강씨의 건강이 더 큰 걸림돌. 강씨는 평소 술, 담배를 즐기는 데다 체중이 94㎏(키 176㎝)으로 비만이 심해 지방간 증세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방간 이식은 위험하다”는 의사의 경고에 강씨는 곧바로 술과 담배를 끊었다. 매일 1시간 이상 달리기를 하면서 한 달간 체중을 6㎏가량 줄였다. 강씨는 딸의 질환이 자신 때문이라고 자책하며 ‘건강 만들기’에만 몰두했다.

병원측은 “간 이식 수술의 경우 성공률은 80∼85%”라며 “큰 후유증이 없다면 수술은 성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씨는 “지수가 앞으로도 계속 성탄절 선물을 받을 수 있도록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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