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랜드 참사 '참공무원' 이장덕계장 내달 명퇴

  • 입력 2000년 2월 28일 19시 52분


지난해 경기 화성군 씨랜드수련원 화재참사 당시 경찰의 조사를 받으면서 상사들의 부당한 압력을 적은 비망록을 공개해 ‘참 공무원’이라는 평가를 받은 화성군 민원계장 이장덕(李長德·41·여)씨가 21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화성군은 28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이씨가 낸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이씨는 한달 동안의 특별휴가를 보낸 뒤 3월 31일자로 공직을 떠나게 된다.

이씨는 씨랜드수련원의 허가업무를 처리한 실무계장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당초 지난해 9월 퇴직하려 했으나 사건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퇴직을 미뤄오다 최근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그는 “어린 생명을 잃게 한 죄인의 한 사람으로 숨진 어린이들이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살기를 평생 기원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방송통신대 법학과 2학년에 재학중인 이씨는 명퇴신청서에서 ‘학업에 더욱 전념하고 대학입시를 앞둔 딸 등 1남 2녀의 자녀를 돌보기 위해 공직생활을 그만두려 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6월30일 유치원생 19명 등 23명이 희생된 씨랜드 화재참사에 대한 경찰 수사과정에서 씨랜드 청소년수련원의 불법 인허가 과정에 개입한 간부 공무원들의 행태를 낱낱이 적은 비망록을 공개했었다.

<수원〓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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