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임원인사/명암]'대우불똥'에 금융CEO 우수수

  • 입력 2000년 1월 19일 20시 13분


삼성그룹 금융회사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대우사태 파장으로 인사홍역을 심하게 치르고 있다.

지난해 연초부터 거세게 불어닥친 간접투자 열풍을 타고 뮤추얼펀드등 수익증권을 대량으로 팔았다가 대우그룹 사태로 편입채권이 부실해지자 경영상 책임이 추궁된 것.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은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이 바이코리아 열풍을 일으키자 이에 맞대응, 수익증권 판매경쟁에 가세했다가 대우채권 부실 직격탄을 맞았다.

이 때문에 수익증권 판매 주력창구인 삼성증권에서는 김현곤사장이 지난 연말 기관 경고를 받고 계열사인 삼성BP 사장으로 물러났다. 이에 앞서 지난해 여름에는 홍성일부사장이 대기발령됐고 영업담당인 이춘복이사대우도 지점으로 대기발령(이번 그룹인사에서 사면조치를 받아 삼성투신증권 이사보로 전보)됐었다.

수익증권을 운용했던 삼성투신운용에는 더욱 엄한 문책이 떨어졌다. 한국투신에서 스카웃한 백용즙 삼성투신운용 사장은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지난해 여름 사표를 내야했다. 삼성투신운용은 그룹계열사인 삼성생명투신에 흡수합병되면서 3명의 임원들이 모두 사표를 써야하는 ‘물갈이 인사’를 겪었다.

증권과 투신뿐 아니라 삼성생명 출신인 조용상 삼성투신증권 대표는 지난해 연말 삼성생명 운용본부장 시절 때 과실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고조치를 받았다.

금융회사들이 이처럼 대대적인 문책조치를 받은 것은 수익증권에 대우채권을 많이 편입해 신탁재산이 부실해진데다 사후관리도 잘못했다는 이유.

삼성증권은 30조원에 달하는 수익증권을 팔면서 대우채 편입비율이 13%에 달해 다른 회사에 비해 운용과 판매에서 허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투신운용의 대우채권 편입규모는 9970억원에 달하고 삼성생명투신도 7260억원어치에 이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최영해기자> 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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