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엔 선동렬상!"… KBO 신설방안 검토

  • 입력 1999년 11월 23일 18시 51분


메이저리그에는 ‘사이영상’이 있고 일본 프로야구에는 ‘사와무라상’이 있다. 미국과 일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에게는 ‘꿈의 트로피’이며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큰 상이다.

과연 한국에도 이런 상이 만들어질 것인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2일 은퇴를 발표한 선동렬을 기리는 ‘선동렬상’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KBO 이상일운영팀장은 23일 “매년 최고의 활약을 펼친 투수에게 수여하는 ‘선동렬상’의 신설을 검토중이다. 현재 미국과 일본의 사례들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123년 역사의 미국 프로야구에선 개인통산 511승으로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는 사이 영(1867∼1954)의 이름을 따 매년 ‘사이영상’을 시상하고 있다.

1890년부터 1911년까지 22년간 활약한 사이 영은 한시즌 30승이상 5차례, 20승 이상 15차례 등 전설적인 기록들을 남겼다.

개인통산 511승은 올초 미국 일간지 유에스에이투데이의 여론조사를 통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깨지기 힘든 기록 1위에 올랐다.

‘사와무라상’은 63년 역사의 일본 프로야구 최고의 상.

프로 첫해인 1936년부터 43년까지 뛴 사와무라는 노히트노런 경기 세차례를 포함해 개인통산 63승22패와 554탈삼진, 평균자책 1.74의 기록을 남긴 뒤 2차대전 참전중 사망했다.

국내에선 대한야구협회가 일제시대 야구의 선각자였던 이영민선수의 이름을 딴 ‘이영민타격상’을 58년에 제정해 매년 최고의 고교타자에게 주고 있다.

‘사이영상’과 ‘사와무라상’, ‘이영민타격상’ 모두 본인이 세상을 떠난 뒤 만들어졌지만 선동렬의 비중과 그가 한국야구에 끼친 영향을 감안할 때 주인공이 살아있는 내년부터 바로 ‘선동렬상’이 제정돼도 상의 권위에 흠집이 나진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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