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문건파문]이도준-다른 정치인/상대黨 정보흘리며 접근

  • 입력 1999년 11월 1일 20시 06분


‘언론대책문건’파문의 진상이 차츰 드러나면서 평화방송 이도준(李到俊)기자가 취재보다는 ‘다른 목적’으로 여야 의원들과 폭넓은 관계를 유지해온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기자는 특히 당내 계보나 상대당 움직임 등에 관한 정보에 목말라하는 중진의원들을 주로 찾아가 정치권 동향을 얘기해주는 등 취재보다는 ‘정보전달’활동에 더 열성을 보인 것 같았다는 게 일부 접촉한 정치인들의 사후담이다.

물론 지금와서는 그와 자주 만나던 의원들도 이기자와의 친분관계가 드러나는 것을 꺼리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중진의원은 “지난 봄 이기자가 밤에 갑자기 집으로 찾아와 당내 중진의원들의 움직임과 여권 실세들의 권력다툼 등에 대해 장황하게 얘기한 적이 있다”면서 “이기자가 자주 찾아와 여권 동향 등을 얘기해 주겠다고 했으나 무언가 대가를 바라는 것 같아 멀리했다”고 말했다.

이기자를 만났던 의원들 대부분은 ‘예의바르고 정치권 안팎의 여러가지 사안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는 기자’로 이기자를 기억한다. 이기자는 특히 지난해 경제적 어려움에 빠진 뒤에는 의원들에게 직접 도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국민회의 설훈(薛勳)의원과 한나라당 이신범(李信範)의원은 이기자의 빚보증을 서주기도 했다.

이신범의원은 “올해초 이기자가 찾아와 어려운 집안사정을 얘기하면서 가까운 의원들에게 기백만원씩 모금하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충고해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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