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안 자수]최대피해자 김근태부총재 인터뷰

  • 입력 1999년 10월 29일 00시 35분


이근안(李根安)전경감의 최대 고문피해자인 국민회의 김근태(金槿泰)부총재는 28일 “이씨가 모든 진상을 밝힌 뒤 국민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부총재는 이날 밤 이씨 자수 소식을 들은 뒤 국민회의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씨가 진정으로 회개하고 화해의 악수를 청하면 그의 손을 잡을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소감은….

“11년간 도망다닌 이씨가 자수하기까지 갈등이 컸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그 사람도 군사독재 구조의 피해자일 수 있다. 우리 모두의 상처였던 고문이라는 과거의 역사를 정리할 수 있게 돼 다행스럽다.”

―고문 당시 상황은….

“그 때는 살고 싶지 않을 정도로 고통스럽고 치욕적이었다.”

―이씨가 어떤 처벌을 받을 것으로 보는가.

“이씨는 야만적인 고문과 인권침해에 대해 어떻든 비판받아야 한다. 나뿐만 아니라 납북어부인 김성학(金聲鶴)씨 등도 고문피해자다. 또 국민회의와 한나라당 의원들 중에도 고문을 받은 사람이 있다고 들었다. 그가 사법적 판단을 피하기 어렵지 않겠느냐.”

―이씨가 자수했는데….

“자수를 계기로 지난날 군사독재가 비인간적인 고문을 자행하고 그것을 은폐해온 과정을 정리해 21세기를 앞두고 민주주의의 진전으로 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씨에게 하고 싶은 말은….

“앞으로 조사과정에서 누가 시켰는지를 포함해 고문 진상을 밝혀야 한다. 그래야만 앞으로 야만적인 고문시대가 오지 않고 우리 모두 고문근절을 위한 마음의 준비와 제도마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씨가 살아 있을 것으로 봤는가.

“살아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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