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허순정할머니, 수석 1천여점「장학기금」내놔

  • 입력 1999년 4월 14일 11시 49분


대구 달서구 상인동 허순정(許順正·67)할머니가 평생 모은 수석(壽石) 1천여점을 장애인을 위한 ‘장학기금’으로 내놓았다.

12일 대구 중구 대백프라자에서 처음으로 판매를 겸한 수석전시회를 가진 허씨는 앞으로 1년간 대구 경북지역을 돌며 전시회를 열고 판매대금 전액을 장애인장학금으로 기탁할 계획이다.

이들 수석은 허씨가 40여년 동안 전국의 산과 하천 등을 누비며 모은 것이다.

허씨는 “소아마비에 걸려 몸이 불편한 아들이 대학을 나온 뒤 사회생활을 하면서 차별을 받는 모습을 볼 때마다 늘 가슴이 아팠다”며 “장애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기 위해 수석들을 처분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허씨는 또 “수집한 돌 하나 하나가 모두 지나온 삶의 흔적이자 추억”이라며 “이제 오랜 친구처럼 정이 든 수석들과 헤어질 때가 됐다”고 말했다.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허씨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서 내용을 인용하며 자신이 하는 일에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대구〓정용균기자〉jyk0618@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