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콤 전희천사장, 사원들에 「E메일 접근」

  • 입력 1999년 3월 24일 19시 20분


자신의 생각을 E메일로 전직원에게 솔직하게 털어놓는 멋쟁이 사장님.

전희천(全熙天·54)오리콤사장은 이달 들어 다섯 차례 ‘오늘 아침 혼자말’이라는 제목으로 직원들에게 메일을 띄웠다.

첫번째 메일은 “넥타이? 그렇게도 좋을까. 나는 아침마다 자신을 교수형에 처하고 있다… 우리의 잘생긴 오리콤 남자들도 모두 자유인이 되면 좋겠다”는 내용.

이날부터 오리콤 직원들은 넥타이에서 해방됐다.

이어지는 메일에서는 군대에서 ‘빳다’맞은 얘기까지 털어놓으며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직원들이 사장에 대한 거리감을 없애고 한몸처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어 메일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전사장은 제일기획 금강기획 등에서 14년 동안 잔뼈가 굵은 전문광고인.

그는 지난달 8일 신임사장으로 부임하면서 하얀 와이셔츠 대신 블루진남방 차림으로 출근, 사내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어 광고주 미팅과 두산그룹 승진중역 오찬에도 같은 차림으로 나타나 때아닌 ‘색깔논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옷차림뿐만이 아니다.

회사조직을 광고주에게 최대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체제로 개편, 필요하면 사장도 특정 프로젝트에 팀원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오리콤은 이러한 변화와 함께 이달 10일 연간 광고비 2백억원 규모의 한솔PCS 광고를 수주,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고조돼 있다.

전사장은 “세계 굴지의 광고회사인 ‘오길비&매더’ ‘레오버넷’ 등을 경영한 사람은 모두 전문광고인”이라며 “국내 광고계에도 모그룹 출신이 아닌 전문광고인들이 나서서 광고의 수준을 한단계 높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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