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손혜환고문『엔지니어는 현장지켜야』

  • 입력 1999년 2월 2일 19시 28분


대우건설이 96년부터 짓는 인도네시아 보소와 시멘트플랜트 건설현장에서 만난 손혜환(孫惠煥·62)대우건설 고문은 “컴퓨터와 머리 속에 든 경험만 있으면 세계 어디서든 시멘트공장을 세울 수 있다”고 말한다.

손자를 어르며 편안히 지낼 나이에 서울 생활을 마다하고 오지 현장근무를 자처한 것은 “현장에서 근무하는 엔지니어의 삶에 희열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구조조정의 한파가 거센 요즘에도 그는 풍부한 현장 경험과 업무수행 능력을 인정받아 대기업 부사장급 고문으로서 공사현장을 총지휘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손고문의 직장 생활 역정을 보면 ‘평생직장보다 평생직업이 중요하다’는 말의 의미가 실감나게 다가온다.

37년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태어난 손 고문은 6·25 사변이 터진 후 1·4후퇴 때 혈혈단신으로 남하해 독학으로 강릉상고와 서울대 공대를 마친후 59년 동양시멘트에 입사하면서 시멘트전문가의 길로 들어섰다.

78년 국제그룹으로 다시 자리를 옮겼으나 85년 국제그룹이 신군부에 의해 해체되는 비운을 맞는다.

당시 그는 국제그룹이 서부 호주에서 추진중이던 알루미늄제련공장 건설사업본부장을 맡고 있었다.

실직한 후 호주에서 시멘트플랜트 건설에 필요한 사업성 검토와 사업관리를 대행해주는 컨설턴트로 변신해 호주업체들로부터 몇 건의 공사를 따냈다.

90년말 시멘트공장 증설사업을 추진중이던 인도네시아의 치비농사가 그를 스카우트했고 93년초에는 중국 산둥에서 연산 2백50만t 규모의 시멘트공장 건설공사를 추진중이던 대우건설이 그를 불렀다. 손고문은 “특정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면 여기저기서 필요로 하는 데가 많다”면서 “대우그룹이 북한에서 추진중인 시멘트공장 건설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마로스〓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