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盜 조세형씨 『16년만에 세상 품으로…』석방

입력 1998-11-26 19:39수정 2009-09-24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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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大盜)조세형(趙世衡·54)이 16년만에 풀려났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이창구·李昌求 부장판사)는 26일 조씨에 대한 보호감호처분 재심사건 항소심에서 “조씨에게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할 근거가 없다”며 조씨를 석방했다. 이에 따라 조씨는 이날 오후2시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났다.

조씨는 앞으로 청송교도소 수감시절 인연을 맺었던 서울 중랑구 면목4동 담안선교회 산하 복지시설인 성애원에서 생활을 꾸려나갈 예정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조씨가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으며 3천여명의 국내외 인사들이 출감후 생활을 지원해주겠다고 약속한데다 50세가 넘은 나이로 종전과 같이 대담성과 민첩성이 요구되는 절도를 하기 힘들어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석방 이유를 밝혔다.

조씨는 82년 고위권력층과 부유층의 집만 골라 11차례에 걸쳐 물방울다이아몬드수표 유가증권 등 10억여원어치를 훔친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15년에 보호감호 10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1심재판중이던 83년 탈주에 성공했으나 닷새만에 경찰의 총에 맞아 붙잡혔고 교도소내의 소란행위 등으로 대부분의 형기를 독방에 갇혀 지냈으나 90년 기독교에 귀의한 뒤 모범적인 수감생활을 해왔다.

조씨는 징역형 만기 두달을 앞둔 지난해 10월 보호감호처분이 부당하다며 재심을 신청했으나 1심 재판부는 “재범의 우려가 크다”며 이를 기각했다.

조씨를 변호한 엄상익(嚴相益)변호사는 “조씨는 앞으로 재소자들을 위한 선교활동에 남은 여생을 바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이날 서울구치소에서 출감하며 “국내외에서 성원을 보내주신 분들과 재판부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또재벌과고위공직자의 집에서 훔친 ‘장물’의 규모가 수사기관에서 축소됐다는 주장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었던 보석류만 마대자루로 4개였지만 당시 수사기관은 2개라고 발표했다”며 “나머지가 어디에선가 빠진 것은 분명하다”고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내게 대도나 의적(義賊)이란 표현은 쓰지 말아달라”며 “과거의 조세형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인간 조세형으로 봐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조씨는 “16년전 사건의 ‘감춰진 진실’에 대해서는 차근차근 밝히겠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서정보·하태원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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