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수 報恩의 눈물 만남」…성덕바우만, 서한국씨 대면

  • 입력 1998년 7월 19일 19시 29분


두 사람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와락 끌어안고 그저 눈물만 흘릴 뿐….

미 공군사관학교 재학중 백혈병으로 사경을 헤매다 온 국민의 정성으로 새 삶을 찾은 ‘입양아’ 성덕 바우만씨(24)가 수술후 처음 96년 7월 자신에게 골수를 기증해 준 서한국(徐漢國·25·충북 괴산성모병원 직원)씨를 찾았다.

19일 낮 12시반경 충남 공주시 계룡면 하대리 서씨의 집. 바우만씨는 대문 앞에 마중 나온 서씨를 끌어 안고는 한동안 떨어질 줄 몰랐다.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감사… 감사합니다”고 말문을 열었다.

서씨의 어머니 김영인씨(65), 다섯 누나와 형, 바우만씨의 양아버지 스티브 바우만과 누나 베키 바우만, 그리고 동네 사람들도 이 모습을 지켜보며 모두 눈시울을 붉혔다. 서씨는 바우만씨가 새삶을 찾았지만 파일럿의 꿈을 접어야 했던 아쉬움을 의식한 듯 “괜찮아, 힘내야 해”라고 위로한 뒤 일행을 안방으로 맞아 식혜를 대접했다.

바우만씨는 ‘우리의 영웅에게, 바우만 가족’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손목시계를 서씨에게 선물했고 서씨는 목공예품과 도자기를 건넸다.

얘기를 나누던중 서씨의 부친(서영의·徐永義·69)이 6개월전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자 바우만씨는 “형의 아버님은 곧 제 아버님”이라며 3㎞ 가량 떨어진 산소로 가 명복을 빌었다.

이날 전병용(全炳庸)공주시장은 “감동적인 동포애에 감사한다”며 두 집 가족을 시내 음식점으로 초청해 오찬을 베풀었다.

바우만씨는 점심을 마치고 다시 서울로 떠나면서 “빠른 시일내에 형을 미국으로 초청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씨는 96년 7월 육군 모 부대에서 복무중 바우만씨의 딱한 소식을 듣고 미국으로 건너가 골수를 나누어 주었었다.

〈공주〓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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