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T 組閣구상]전문-참신성 우선…부처별「人材풀」구성

  • 입력 1998년 2월 12일 19시 54분


“조각(組閣)은 하룻밤에 끝내야 한다”는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 박태준(朴泰俊)총재의 조각 방침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일단 ‘각료 후보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인선하되 최종 결정은 단시일내에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그러나 각료 인선에서 고려할 여러 조건과 기준을 감안하면 그리 간단히 조각을 마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민회의 자민련 야당 재야 몫의 각료를 적절히 배분해야 하는데다 여성 각료 수, 내각 구성원의 출신 지역 학교 직능 등을 골고루 맞추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 이런 문제 때문에 나온 방법이 ‘인재 풀’방식 조각. 양당이 자기 부처를 정하지 않은 채 모든 부처 후보를 놓고 적임자를 찾으면서 지분 등 균형을 맞춘다는 것. 이 경우 두 당의 각료 배분이 자칫 ‘자리 나눠먹기’로 비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박총재가 12일 “숫자로 따지지 말라. 정신이 중요하므로 경우에 따라(국민회의와 자민련이) 6대4도, 4대6도 될 수 있다”고 말한 점도 이런 방식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는 “거국적 인사로 생각할 수 있도록 누구든 적임자를 찾아 ‘프리 핸드’로 조각을 하겠다는 게 김차기대통령의 생각이다”는 말도 덧붙였다. 결국 조각을 하룻밤에 끝내겠다는 얘기는 지분에 얽매이지 않고 큰 그림에서 적임자를 찾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미 기본 자료를 만들어 놓았으며 세 분이 복수의 인사들을 놓고 적소(適所)를 찾다보면 자연히 양당간 균형도 갖춰질 것”이라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이런 방식으로 경제 부처 각료 후보에 오른 사람은 국민회의의 장재식(張在植) 김원길(金元吉)의원, 유인학(柳寅鶴)전의원, 자민련 김용환(金龍煥) 이태섭(李台燮) 이정무(李廷武) 허남훈(許南薰)의원 등이다. 실무 테크노크라트 출신으로는 임창열(林昌烈)경제부총리 박영철(朴英哲)금융감독원장 이헌재(李憲宰)비상경제대책위실무기획단장 등이 적임자로 거명된다. 자민련의 김용채(金鎔采)서울노원구청장과 조부영(趙富英)전의원 등 구(舊)공화계 인사들도 김명예총재의 배려로 중용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외교 안보 통일분야에서는 국민회의 박정수(朴定洙)의원과 나종일(羅鍾一)인수위행정실장 등이 외교통상장관 후보 물망에 오른다. 외무부 내에서는 홍순영(洪淳瑛)주독일대사 이정빈(李廷彬)주러시아대사 박수길(朴銖吉)주유엔대사 박건우(朴健雨)주미국대사 등이 주요 후보들이다. 국민회의의 임복진(林福鎭) 천용택(千容宅)의원, 나병선(羅柄扇)전의원과 장성(張城)비상기획위원장 등은 국방부장관 후보로 하마평에 오른다. 자민련에서도 박준병(朴俊炳)전의원과 김진선(金鎭渲)예비역대장이 천거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회의의 정대철(鄭大哲)부총재 양성철(梁性喆)의원 나종일 인수위행정실장, 자민련의 박철언(朴哲彦) 이동복(李東馥)의원 등은 자천타천으로 통일부장관을 바라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동복의원은 임동원(林東源)청와대외교안보수석내정자와 불편한 관계로 총리실 국무조정실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한다. 자민련 강창희(姜昌熙)사무총장과 김문원(金文元)전의원도 같은 자리의 유력한 후보다. 사회문화분야에서는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총무 신건(辛建)인수위원과 자민련 박철언부총재 이건개(李健介)의원 등이 법무부, 국민회의 정희경(鄭喜卿)의원과 자민련 김현욱(金顯煜)의원 등이 교육부, 국민회의 김충조(金忠兆)사무총장 정균환(鄭均桓)의원과 청와대사회복지수석후보였던 이근식(李根植)내무차관 등은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로 거명된다. 여성 장관으로는 국민회의의 정희경 신낙균(申樂均)의원과 박영숙(朴英淑)전의원, 자민련의 주양자(朱良子)전의원 등이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그러나 전체 내각의 후보를 놓고 적임자를 고르다 보면 자연히 소속 정당보다 해당자의 전문성 및 참신성을 중시하게 돼 현역의원 등 기존 정치인의 등용은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송인수·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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