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시험 합격 화제의 3人]이시열-오기형-김영생씨

  • 입력 1997년 12월 17일 20시 49분


17일 39회 사법시험 최종합격 소식을 듣는 순간, 남다른 감회에 젖은 고시생들이 적지않다. 평균 64.07점을 얻어 수석을 차지한 이시열(李時列·29)씨도 그중 한명. 어릴적 한 때 가업인 의사나 법관의 꿈을 키웠던 이씨는 대구 청구고교를 거쳐 87년 서울대 물리학과에 입학, 대학원까지 마친 자연과학도. 이씨가 석사학위를 받고 뒤늦게 고시에 뛰어든 것은 현실세계 전면에 나서고 싶다는 의욕 때문. 95년 법대 3학년에 편입한 이씨는 그 해 첫도전에서 1차부터 쓴잔을 마셨으나 96년 1차 합격에 이어 이번에 수석합격의 영예를 차지했다. 이씨는 사법연수원과정을 마치고 법률회사(로펌)에서 실무를 익힌 뒤 미국으로 유학, 금융전문 국제변호사로 일할 계획이다. 지난해 사법시험에서 2차까지 합격했으나 시위전력 때문에 3차 면접에서 탈락한 오기형(吳奇炯·31)씨. 그는 법대 학생회장을 맡는 등 「학생운동」의 선두에 서면서 90, 91년 두 차례 구속됐고 92년 12월 12일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교도소에서 고시준비를 결심한 그는 「집행유예기간이 끝난 뒤 2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공무원이 될수 없다」는 국가공무원법 규정으로 지난해 고배를 마셨다. 문민정부 들어 많은 시국사범이 다섯차례나 사면복권됐지만 그는 「두차례 구속된 전력자」라는 이유로 사면대상에서 번번이 제외됐다. 오씨는 절치부심끝에 올해 재도전해 1,2차 시험에 합격했고 지난 12일부터 집행유예 만료로 공무원 임명 자격이 생겨 최종관문을 넘어섰다. 최종합격자에 포함됐다는 소식을 들은 오씨는 『운동권 학생들에 대한 사회적 포용력이 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밖에 현직 국세청 납세지도과 김영생(金榮生·34)사무관은 국세청 공무원으로는 처음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84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86년부터 국세청에서 근무해온 김사무관은 전문화시대에 일선 세무소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조세분야 전문가로서 법무관실 등에서 조세소송을 다루고 싶다고 밝혔다. 〈오윤섭·김경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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