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발명왕」 윤인배교수,33년만의 금의환양

  • 입력 1997년 11월 18일 20시 13분


수십년간 의료기술 연구와 의료기기 발명에 전념, 수많은 업적을 세워 세계 의료인들로부터 「의료계의 에디슨」으로 불리는 자랑스러운 한국인. 미국 「존슨 앤드 존슨」사의 의학기술연구소인 에치콘 엔도 외과연구소의 윤인배(尹仁培·61)교수가 바로 주인공. 연세대 출신인 윤교수는 12일 연세대 고(故)김명선 박사 탄생 1백주년 행사에 참석, 이 대학의 내시경수술센터 건립과 후학 양성을 위해 학교측에 1백만달러를 기증했다. 61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후 64년 미국으로 떠난 윤교수가 최근까지 획득한 특허는 모두 1백50개. 신청해 놓은 특허도 2백여개나 된다. 이같은 연구결과로 윤교수는 4월 미국에서 열린 「발명인 모임」에서 타이레놀 발명가와 함께 「발명의노벨상」인「National Recognition Award Of Science And Technology」를 수상했다. 군의관 시절 우연히 잠수함에 탑승했다가 음파탐지기를 통해 물속 세계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사람의 몸도 절개없이 들여다보면서 수술할 방법은 없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 그의 끊임없는 발명 열정의 시초. 그가 처음 특허를 획득한 것은 미국 유학생활 8년만인 72년. 자궁내 나팔관을 전기로 끊어내는 피임시술 도중 사고가 잦자 내시경을 통해 나팔관을 실리콘링으로 묶는 피임법을 개발한 뒤 특허까지 받았다. 이 소식이 뉴욕타임스에 소개된 것이 인연이 돼 윤교수는 존스홉킨스대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한번 연구를 시작하면 3,4일씩 잠도 안자고 연구에만 몰두한다는 윤교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많았다. 홍수로 집이 물에 잠긴 것도 모르고 연구실에 있던 일, 식사를 마치고 연구실로 가다가 아들이 「식사하셨느냐」고 묻자 다시 식탁으로 돌아와 밥 한그릇을 더 비운일, 연구를마친 뒤 이사간 옛날집으로퇴근하던일 등…. 윤교수는 『의학도라고 해서 치료와 수술에만 관심을 기울일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에도 관심을 가져야 의학이 발전할 수 있다』면서 『훌륭한 의사가 되려면 봉사정신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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