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발명품이라도 그 뒷얘기를 들어보면 뜻밖에 아주 사소한 경험에서 출발한 경우가 많다. 이번 제19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영예의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지수양(경남 남목초등교 6년)의 경우가 그랬다. 이양이 출품한 작품은 바로 「화장실용 안전 도어 로크」.
『학교 화장실이 모두 잠겨 난처했던 적이 있었지요. 누군가 장난을 친다고 화장실 문의 잠금단추를 누른 뒤 그대로 닫아버린 거예요. 그때 문득 「화장실 문은 안에 사람이 없을 때에는 잠겨 있을 필요가 없는데…」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에 출품한 작품의 겉모양은 흔히 볼 수 있는 문 손잡이와 똑같다. 그러나 잠금단추를 누른 채 문을 닫으면 저절로 다시 열리게 된다. 비밀은 손잡이 안쪽에 있는 잠금장치에 숨겨져 있다.
이양은 보통 T자형으로 만들어진 내부 장치를 H형으로 바꾸는 것을 생각해냈다. 잠금단추를 누른 상태로 문을 닫으면 닫히는 순간에 힘이 가해져 잠금장치가 저절로 풀리게 되는 원리다.
물론 안쪽에 사람이 있을 경우에는 문을 잠글 수 있다. 문이 닫힌 상태에서 잠금단추를 누르면 문이 잠기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이 만들어지기 까지 7, 8개의 자물쇠가 산산이 분해됐다. 지도를 맡은 정근효교사의 도움도 컸다. 분해와 용접 등 이양이 손수 할 수 없는 일들은 정교사의 몫이었다.
이양은 『이 자물쇠를 쓰면 학교나 병원 터미널 등 공공화장실에서 문이 잠겨 고생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대전〓홍석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