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무거운 필름 카메라를 목에 매달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값도 비싸서 사진을 찍을 일이 있을 때 옆집에서 카메라를 빌려 왔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누구나 스마트폰을 꺼내 음식이나 고양이 사진을 찍어 몇 초 만에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리고, 사람들과 공유하는 세상이지만 말이다.
사람들은 가장 좋은 카메라가 자기 얼굴에 있다는 것을 자주 잊는다. 태어나 처음 본 세상을 눈으로 찰칵, 담아내 간직했던 일을 잊고 남이 만들어내는 디지털 기기의 화면만 보게 되는 건 누구 탓일까. 자신이 직접 본 것, 혼자 느끼고 생각한 것의 특별함이 희미해지는 세상에서 이 시를 읽어 보길 권한다. 나의 눈은 세상에 하나뿐인 렌즈다. 내 안에는 필름 현상이 필요 없는 “작디작은 암실”도 있다. 차곡차곡 기억해 두었다가 어느 날 새로운 방식으로 꺼내 쓸 수 있는 추억이 발행되는 곳! “오직 나만의 필름 라이브러리”를 가진 사람이 우리라는 것을 기억하자. 이 하나뿐인 렌즈를 가진 사람이 시인이 되고 화가가 되는 것 아니겠는가. 다락에서 발견한 오래된 사진 한 장처럼, 찬찬히 이 시를 음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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