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문제 의원들 ‘눈속임’ 탈당-제명… ‘꼼수’ 막을 입법 강화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2일 23시 27분


지난해 12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강선우 의원이 대화를 나누며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5.12.24 뉴스1
지난해 12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강선우 의원이 대화를 나누며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5.12.24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1일 공천 헌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강선우 의원을 제명하고, 김병기 전 원내대표 징계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제명은 당적을 박탈해 출당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강 의원에 대한 조치는 강 의원의 탈당 뒤 이뤄졌다. 실제론 제명이 아니라 제명 때처럼 5년간 복당을 못 하게 하겠다는 뒷북 조치가 아닐 수 없다. 김 전 원내대표의 경우도 “신속한 징계 결정을 당 윤리심판원에 요청했다”고 했지만 첫 의혹 제기 열흘 뒤에야 뒤늦게 나왔다.

그사이 두 사람을 둘러싼 의혹은 고구마 줄기처럼 이어지고 있다. 강 의원은 2022년 보좌관이 시의원 공천 후보에게서 1억 원을 받았다며 김 전 원내대표를 찾아가 “살려 달라”고 읍소한 다음 날 공천관리위 회의에 참석해선 해당 후보의 공천을 주장했다고 한다. 공관위 간사였던 김 전 원내대표는 돌연 회의에 불참했고 그 후보는 단수 공천됐다. 강 의원이 1억 원 문제를 숨긴 채 공천에 관여했고 김 전 원내대표는 묵인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전 원내대표는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부인이 당시 구의원 2명으로부터 3000만 원을 받았다가 돌려줬다며 그 시기와 장소, 방식까지 구체적으로 담긴 탄원서가 공개됐다.

즉각 엄정한 수사를 통해 진위를 명확히 가려야 할 사안이다. 동시에 사실이라면 두 사람의 의원 자격부터 물어야 할 심각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강 의원은 제대로 된 해명도 없이 탈당했고 김 전 원내대표 역시 침묵하고 있다. 두 의원 다 당 차원에선 어떤 징계를 받아도 의정 활동에는 지장이 없다. 지난해 주식을 차명으로 거래하다 들킨 이춘석 의원도 민주당을 탈당한 뒤 ‘무늬만 제명’ 조치를 받았고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의원들에 대한 의원직 제명 등 징계 수위를 결정해야 할 곳이 국회 윤리특별위다. 하지만 현 국회 출범 이후 1년 반이 넘도록 여야가 구성을 놓고 싸우다 출범조차 못 했다. 의원들의 위법 행위를 국회가 징벌할 방법이 없는 셈이다. 헌법은 국회의원에게 청렴의 의무가 있다고 규정했다. 선거로 권력을 위임받은 의원이 이를 어기면 헌법상 책무를 저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국민에게 충실해야 할 이런 의무를 ‘꼼수’로 뭉개지 못하도록 입법을 이중 삼중으로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국민의 준엄한 ‘채찍질’이 필요한 때다.


#더불어민주당#공천 헌금 수수#강선우 의원#김병기 전 원내대표#제명#의원직 제명#징계 절차#공천관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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