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아프리카 경협 첫발… 기업이 뛰어야 ‘신시장’ 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6월 5일 23시 27분



어제 서울에서 아프리카 정상들과 윤석열 대통령, 한국 기업인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서밋’이 개최됐다. 아프리카 48개국 정상 등이 참여한 한-아프리카 정상회담에 이어 경제협력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 자리였다. 아프리카와 다자 정상회의를 정례화한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에 비해 늦었지만 한국도 아프리카와 경협 확대의 첫발을 뗀 셈이다.

아프리카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상위 20개국 중 11개가 아프리카에서 나올 것이라고 한다. 54개국이 참가해 2019년 출범한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는 인구 14억 명, 국내총생산(GDP) 3조4000억 달러의 거대 시장이다. 세계 광물 자원의 30%가 묻혀 있고, 희토류도 풍부하다. 인구 중 60%가 25세 이하인 젊은 대륙이어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등의 전망도 밝다. 미중 무역전쟁에 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하고, 산업용 광물의 95%를 수입하는 한국으로선 경협을 늘려야 할 요건을 모두 갖춘 곳이다.

아프리카의 높아지는 위상에도 불구하고 한국과의 경제 교류는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해 한국의 교역 가운데 대(對)아프리카 비중은 1.3%, 한국의 해외 직접투자 가운데 아프리카 비중은 0.5% 수준이다. 반면 중국은 오래전부터 아프리카의 구리, 코발트 광산을 인수하고, 현지 건설 사업을 독점해 왔다.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에 참여한 아프리카 국가에 중국이 작년 한 해 쏟아부은 투자가 217억 달러(약 30조 원)라고 한다.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우리도 손 놓고 있어선 안 된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아프리카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를 2030년까지 100억 달러로 늘리기로 한 건 의미가 있다.

정부가 마중물을 붓더라도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현지에 진출하지 않는다면 경제협력은 성공하기 어렵다. 대다수 한국 기업에 아프리카는 여전히 멀고도 낯선 시장이다. 기업들이 안심하면서 투자를 확대하고, 핵심 원자재를 자유롭게 들여올 수 있는 안정된 틀부터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무역장벽을 낮추는 자유무역협정(FTA)에 경제개발 지원 기능을 더한 경제동반자협정(EPA)을 아프리카 주요국들과 맺으려는 노력에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

#한국#아프리카#비즈니스 서밋#경협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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