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 지자체, 효율적 배분-협력 전략 필요[기고/박정환]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3일 23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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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는 자립이 없다.” 지방의 열악한 재정 현실을 자조하는 세간의 목소리다. 실제로 2022년 전국 재정자립도는 10년 전인 2012년보다 7%나 감소했다. 수도권과 세종시를 제외하면 50% 미만으로 떨어져 재원의 의존도가 상승하고 있다. 이에 더해 국고보조사업 대응 지방비 증가로 지방자치단체의 재량사업 추진 여력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환경은 지방자치단체 간 과도한 국비 경쟁을 부추기거나, 치킨 게임(chicken game)식 경쟁을 유발한다. 이런 문제의 해결을 위해 본질적으로는 자연 증감하는 환경변화를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은 ‘구조적 문제에 의해 공직자들은 더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분석하며 ‘크게 생각하고, 작게 시작하고, 빠르게 확장’하는 정책전략을 제시했다.

바야흐로 정책의 효용성과 유연성이 담보되어야 하는 ‘전략적 공공서비스’의 시대다. 다차원적, 불확실함이 강조되는 현재에서는 차별화된 조직 운용을 통해 전략적이고 도전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그 개혁의 시발점은 자원 확충과 한정된 자원의 활용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는 데 있다.

실질적인 개혁을 위해서는 첫 번째, 대내외적 협업 문화 개선이 필요하다. 다양한 주체들과의 협업 과정을 통해 시각을 넓게 전환하면 폭넓은 전략 제시가 가능해진다. 두 번째, 근거 기반의 정책 결정이 확립되어야 한다. 근거 중심의 가치중립적 결정, 집행, 평가 과정을 통해 사업의 연속성 여부를 판단한다면 효율적으로 자원을 운용할 수 있다.

정책전략 수립은 지도를 보는 일과 같다. 전체 속에서 나아갈 방향을 그리고, 지도를 정확하게 읽기 위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다. 정확한 지점에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접근할 줄 아는 역량이 마련된다면 자원 감소의 시대에 살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미래에는 소멸이 아니라 영속성이 부여되리라 믿는다.


박정환 충청남도 협력총괄과장
#재정난#국비 경쟁#전략적 공공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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