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개통 20년, AI 안전시스템 구축 서두를 때[기고/권세호]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2일 2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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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세호 한국철도공사 상임감사위원
권세호 한국철도공사 상임감사위원
2004년 4월 1일, 국민의 기대와 환호 속에 시속 300km로 달리는 고속열차 KTX가 세계에서 5번째로 개통됐다. 운행 초기 경부선과 호남선 2개 노선, 20개 역에 하루 142회 운행하던 열차가 현재는 전국 8개 노선, 69개 역에 하루 381회로 확대됐다. 이용객 수도 개통 초기 하루 7만 명에서 현재 23만 명으로 꾸준히 늘어 현재는 연간 8000만 명이 KTX를 이용하고 있다. KTX는 모든 국민이 1년에 두 번 정도 이용하는 대한민국 핵심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KTX는 서울과 부산을 2시간 40분에 주파해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바꿔놨다. 하루 만에 서울과 지방 출장 업무가 가능해졌다. KTX 정차역을 중심으로 주거, 산학연 단지가 조성되는 등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경제와 산업 전반에 걸쳐 국가경쟁력을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국내 철도가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고 있다. 코레일은 올해 초 철도표준을 선도하는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디지털 신경영’을 선포했다. 디지털 신경영을 관통하는 것은 ‘혁신’이다. 기존 인력에 의존하던 유지보수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반 유지보수로 전환해 사고 발생 개연성을 획기적으로 줄이게 된다.

또한 시속 320km의 신형 KTX-청룡이 도입돼 다음 달 1일부터 경부·호남선에서 운행을 시작한다. 이 밖에도 교통·관광·문화가 융합된 ‘코레일형 MaaS’ 등 더욱 진화된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나아가 철도를 중심으로 모든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하는 초연결시대의 종합 모빌리티 서비스도 상용화될 것이다.

AI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는 ‘싱귤래리티(Singularity)’ 시대다. AI가 인류가 할 수 있는 일반적인 수준의 지적 과업을 수행할 수 있는 시점을 뜻한다. 국내 철도에도 디지털 신경영 체제 도입을 통해 분산된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고, AI가 실시간으로 감시 및 위험을 예측하는 통합안전관리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다. 설비 이상 징후나 고장 사전 감지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는 상태기반 유지보수(CBM·Condition Based Maintenance) 시스템도 확대하고 있다. 열차 위치와 지연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과 맞춤형 AI 챗봇 상담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고객 서비스 혁신도 함께 추구하고 있다. 또한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핵심 인재 및 미래 첨단 기술력 확보를 통해 다가오는 미래도 대비하고 있다.

고객들이 안전하고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KTX가 쌓아온 20년의 가치는 현장에서 차량과 선로, 시설물을 정비해온 실무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안전과 고객 서비스, 기술력 향상을 위한 노력도 끊임없이 이어왔다. 이를 토대로 KTX가 열어갈 미래 100년은 새로운 세상과 사람, 미래를 잇는 디지털 중심의 서비스 혁신 시대가 될 것이다.

권세호 한국철도공사 상임감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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