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는 다음 달 지하철·버스 요금 인상 공청회를 열고 300원과 400원 등 두 가지 인상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에는 300원씩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했는데, 400원 인상안을 추가한 것이다. 지하철 기준으로 요금이 300원 오르면 24%, 400원 오르면 한꺼번에 32%나 오르게 된다. 여기에 다음 달 1일부터는 서울 중형택시 기본요금이 1000원 오른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비슷한 수준으로 교통요금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대부분의 공공요금이 이미 올랐거나 오를 예정이어서 고지서를 들춰보기가 겁난다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지난해 12월분 난방비가 한 달 새 많게는 수십만 원 뛰었다는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다. 도시가스 요금이 지난해 네 차례에 걸쳐 38% 올랐는데, 올겨울 강추위로 난방 수요가 늘어나면서 체감 인상 폭이 더 커진 것이다. 앞으로도 문제다. 설 연휴 역대급 한파로 이달 난방비가 한 번 더 오를 가능성이 큰 데다 가정용 전기요금도 9.5% 올랐기 때문이다. 2분기 이후 도시가스·전기요금의 추가 인상도 예상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분기를 지나면서 4%대 물가 상승률을 보게 될 것이고 하반기에는 3%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부가 물가 상황을 안이하게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물가 상승이 계속되면 가계의 실질소득이 감소하고 소비 회복도 미뤄질 수밖에 없다. 고물가의 고삐를 잡지 못하면 민생 안정도 불가능하다는 생각으로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