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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역대급 투자 나선 기업, 모래주머니 떼어내 달리게 하라

입력 2022-05-26 00:00업데이트 2022-05-26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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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 2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기업인들과 핸드프린팅을 마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2022.05.25.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삼성이 반도체·바이오 분야 신산업 육성에 5년간 450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현대차그룹 주력계열사들은 전기차, 로보틱스 등에 4년간 63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롯데는 37조, 한화도 20조 원의 투자계획을 공개했고 SK와 LG도 조만간 장기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글로벌 공급망 교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 등 불확실한 대내외 상황을 과감한 투자로 극복해 내겠다는 뜻이다.

삼성의 투자계획은 지난 5년간 국내외 투자 규모 330조 원보다 120조 원이나 많다. 역대급 투자를 통해 세계 1위 메모리반도체에서 초격차를 유지하고, 대만에 뒤처진 파운드리 경쟁력을 높이는 게 목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략적 가치가 커진 바이오산업에서는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일궈내겠다고 한다.

이번 투자 계획들은 국내에서 제조업의 경쟁력을 되살리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데 중요한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투자의 80%인 360조 원은 국내 연구개발(R&D) 등에 투입돼 연간 1만6000개, 5년간 8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삼성전자 국내 임직원의 70%에 해당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5년간 새로 생기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한국을 글로벌 전기차 생산의 허브로 키워낼 방침이다.

공은 이제 정부와 정치권으로 넘어갔다. 기업들이 거침없이 달릴 수 있도록 ‘모래주머니’부터 떼어내 줘야 한다. 선진국에서 2∼3년이면 가능한 반도체 공장 건설이 온갖 규제로 7∼8년씩 걸리는 상황에선 기업의 의지가 아무리 강해도 투자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분야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데도 대학들은 수도권 규제에 가로막혀 정원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 다른 나라 경쟁업체의 2∼3배 부담을 우리 기업에 지우는 법인세 체계도 서둘러 손봐야 한다.

기존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되고 강대국들은 자국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블록을 만드는 세계 경제 전환기에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 한국이 기댈 곳은 첨단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뿐이다. 기업들의 과감한 도전이 경제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어떤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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