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보도 뒤에야 ‘전술핵 운용’ 미사일 발사 공개한 軍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8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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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발사 지켜보는 김정은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이 17일 공개한 북한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 발사 장면(왼쪽 사진).
 시험 발사를 참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발사 장면을 살펴보고 있다. 북한은 이와 별도로 16일에는 전술핵 운용을 위해 
개발한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노동신문 뉴스1
시험발사 지켜보는 김정은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이 17일 공개한 북한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 발사 장면(왼쪽 사진). 시험 발사를 참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발사 장면을 살펴보고 있다. 북한은 이와 별도로 16일에는 전술핵 운용을 위해 개발한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노동신문 뉴스1
북한이 그제 단거리탄도미사일 KN-23과 외형이 유사한 신형 전술유도무기 2발을 시험 발사했다. 함흥 일대에서 발사된 발사체는 정점고도 25km로 약 110km를 날아가 원산 앞바다의 섬에 떨어졌다. 올해만 벌써 13번째 미사일 발사다. 북한 노동신문은 발사 사실을 보도하며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에서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주장했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남한을 겨냥한 중단거리 전술핵 미사일 배치 의도를 본격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발사를 참관하며 ‘핵전투 무력 강화’를 언급했다. 이달 초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미국이 아닌 남한을 향해 처음으로 ‘핵무력’ 사용을 위협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기존 KN-23보다 크기, 사거리를 줄인 신형 발사체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대상으로 하는 타격 전력이다. 북한이 여기에 소형화한 핵탄두를 얹어 전방 실전 배치하면 한국 전역이 북한의 전술핵 위협에 놓이게 된다.

그러나 군 당국은 발사 다음 날 오전 북한 당국의 공식 발표가 나올 때까지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발사 후 13시간이 지나서야 언론에 이를 알렸다. 발사 시점은 태양절(4월 15일) 직후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거론되던 때였다. 18일부터 시작되는 한미 연합훈련을 앞두고 북한이 거칠게 반응하면서 한반도 긴장도 높아져 있었다. 어느 때보다 북한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알려야 할 시점에 되레 군의 대비태세에 대한 불안만 키운 셈이다. ‘늑장 대응’ 지적이 나오자 청와대가 발사 당일 국가안보실 1차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었다고 뒤늦게 밝혔지만, 왜 이를 공개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공식 설명이 없다.

군이 이런 대응을 보인 것은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발사 위협을 안일하게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발사는 김 위원장이 직접 참관에 나서며 관심을 보인 사안이었다. 그런데도 군은 초기에 북한군의 통상적인 포병사격 훈련으로 오판했다고 한다. 이래서는 군이 안보 불감증에 빠져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북한#단거리탄도미사일#신형 전술유도무기#군 당국#늑장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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