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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행운을 빌어. 응원할게”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입력 2022-03-28 03:00업데이트 2022-03-2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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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레이건 대통령이 ‘아버지 부시’ 대통령에게,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클린턴 대통령이 ‘아들 부시’ 대통령에게, ‘아들 부시’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쓴 편지들. 사진 출처 CNN 홈페이지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책상 위에 곱게 놓인 편지 한 장. 연애편지가 아닙니다. 미국에는 전임 대통령이 후임 대통령 취임식 날 ‘결단의 책상’이라고 불리는 백악관 집무실 책상 위에 편지를 남겨두고 떠나는 전통이 있습니다. 직접 쓴 손편지에는 국정을 수행하면서 얻은 귀중한 교훈과 후임 대통령을 향한 격려의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I am rooting hard for you.”

‘아버지 부시’로 통하는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은 1992년 대선에서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패했습니다. 자신에게 쓰라린 패배를 안겨준 클린턴 대통령이었지만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남긴 편지에는 어떤 악감정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편지는 “당신을 열심히 응원하겠다”로 끝을 맺습니다. 상대를 격려하고 싶을 때 “root for you”라고 합니다. ‘너를 위해 뿌리를 내리겠다,’ 즉 ‘응원하다’라는 뜻입니다. 이 편지에 감동 받은 클린턴 대통령은 훗날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병석에 누웠을 때 TV 인터뷰에서 편지를 낭독하며 쾌유를 빌기도 했습니다.

△“The burdens you now shoulder are great but often exaggerated.”

클린턴 대통령은 후임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대통령에게 편지를 남겼습니다. 편지에는 “대통령의 짐이 무겁다고들 하지만 사실 과장된 말이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국정 수행은 ‘부담’이 아니라 ‘기쁨’이라는 의미입니다. ‘어깨(shoulder)’라는 단어는 활용도가 높습니다. 클린턴 대통령 편지에서는 ‘어깨에 짐을 지다(shoulder a burden)’라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상대를 ‘무시하다’ ‘냉대한다’고 할 때 ‘give cold shoulder’라는 말도 자주 씁니다.

△“They‘ll get you through the inevitable rough patches.”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그가 남긴 편지에는 “당신은 잘 할 수 있다”는 긍정의 메시지가 적혀 있습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매일 가족과 저녁식사를 할 정도로 가정적이었던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족과 친구의 소중함을 강조했습니다. “그들(가족 친구) 덕분에 대통령직의 힘든 고비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러프 패치(rough patch)’는 구멍이 난 곳을 울퉁불퉁하게 덧댄 자국을 말합니다. 은유적으로 인생에서 만나게 되는 힘든 고비를 말합니다.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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