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4강 특사’ ‘檢총장 거취’… 새 실세들의 경망함이 부른 잇단 잡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7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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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점심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점심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인수위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여기저기서 혼선이나 잡음이 나오고 있다. 대선이 끝난 지 일주일 정도밖에 안 지났고 인수위는 빨라야 이번 주말쯤 현판식을 열 예정이다. 차분히 인수위 구성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인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한반도 주변 4강 특사 파견 문제, 검찰총장 거취 논란, 청와대 이전 문제 등으로 연일 시끄럽다.

윤 당선인 측은 미국과 유럽연합(EU)에 먼저 특사를 보내고 중국 일본 러시아에 대한 특사 파견은 취임 이후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했었다고 한다. 미국 특사는 국민의힘 박진 의원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그간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전 미·중·일·러 4개국에 모두 특사를 보내던 관례를 이어왔다. 새 정부가 한미동맹에 우선 집중키로 했다는 해석이 뒤따랐고, 중국과 일본은 유감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인수위는 원점에서 다시 논의키로 하는 등 ‘외교 혼선’이 빚어졌다.

김오수 검찰총장 퇴진론도 마찬가지다. ‘윤핵관’의 맏형 격이라는 권성동 의원이 “김 총장이 거취를 스스로 결정해야 되지 않나”라고 압박하자 김 총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 본연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겠다”고 맞섰다. 김 총장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김 총장을 놓고 여러 평가가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직전 검찰총장 출신 윤 당선인이 김 총장의 거취에 대해 언급할 처지도 아니다. 권 의원은 “당선인과 상의한 게 아니다”며 사견(私見)임을 강조했지만, 대신 총대를 멘 것 아니냐는 논란을 초래했다.

인수위 1호 사업으로 거론되는 청와대 해체와 대통령 집무실 이전도 우왕좌왕하는 양상이다. 윤 당선인은 “임기 첫날부터 청와대가 아닌 광화문에서 근무하겠다”며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지만 어디로 간다는 건지 알 수 없다. 경호, 보안, 비용, 시민 불편 문제 등 현실적으로 고려할 게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급기야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방안이 부상하자 “광화문 시대가 맞냐”는 지적이 나왔다.

당선인 의중만 헤아리거나, 면밀한 검토 없이 의욕만 앞세우다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 아닌가. 지금도 이렇게 요란한데 인수위가 정식으로 출범하면 또 얼마나 많은 정책적, 정무적 이슈들이 난무할지 걱정이다. 다들 대선 승리의 흥분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된 듯하다.
#4강 특사#새 실세#인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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