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저학년, 체육 교육 강화해야[기고/김택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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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천 대한체육회 학교위원장
김택천 대한체육회 학교위원장
우리나라 공무원이나 정치인 등 소위 교육 공급자들은 학교체육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정작 학교 현장에선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현장에 필요한 정책은 정작 생색내기 수준에 그친다. 학생의 입장이 아닌 교육 공급자들의 인식에 의해 체육 정책이 잘못 재단돼 엉뚱한 학교체육을 강요하고 있을 뿐이다. 이들은 학교체육이 왜 중요한지 이해조차 제대로 못 하고 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학교체육에 대한 교육 공급자의 인식과 패러다임이 전환돼야 한다. 우선적으로 초등체육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여전히 초등학교 1, 2학년 체육은 음악, 미술 통합교육과정인 ‘즐거운 생활’로 묶여 있다. 주 2회 이상 실외놀이 및 신체활동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체육이 ‘즐거운 생활’에 묶여 운영되는 과정에서 초등 교사들이 체육 수업을 기피하는 현상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체육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건강한 생활습관 형성이란 교육 목표도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비현실적인 통합교육과정 탓에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형국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미래의 행복한 삶을 추구하기 위해 꼭 누려야 할 첫째 조건인 건강의 유지 및 증진에 꼭 필요한 체육활동을 통합교육과정이 사실상 막고 있는 것이다.

2000년 이후 아동청소년의 과체중 및 비만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5명 중 1명에 이른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발달 단계에 따라 활발한 신체활동이 필요한 시기다. 이 시기의 체육활동 부족이 결국 아동청소년 비만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 시기에 발생한 비만은 지방세포의 크기만 증가하는 성인 비만과 달리 지방세포의 수가 증가하는 특성까지 가지고 있어서 약 80%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진다. 아동청소년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연간 총 1조3638억 원인 것으로 추산된다. 아동청소년 비만 때문에 국가경쟁력 손실은 물론 막대한 사회적 비용까지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초등학교 1, 2학년 통합교육과정에서 체육을 독립 운영해 비만을 막아야 한다. 체계적인 체육 교육으로 초등학교 학생들이 신체활동을 생활화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국민건강 차원에서 초등 체육이 중요함에도 주지교과에 치중된 교육환경 탓에 체육 전문성이 결여된 초등 교사들의 체육 기피 현상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결국 우선적으로 체육 전문성을 갖춘 초등학교 스포츠강사를 확대 배치해 전문적인 체육 수업을 제공하는 한편으로 장기적으로 교육대학에서는 초등 체육교사를 배출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체육 교육은 전문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체육 전문지도자들의 지원이 필요하다. 체육 전문가가 제대로 양성되지 않았다고 체육 교육을 독립시키는 것을 미룬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갈 뿐이다.

김택천 대한체육회 학교체육위원장
#초등 저학년#체육 교육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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