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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욕설’ ‘조폭’ ‘무속’ ‘미투 폄훼’ 애들 보기 참 민망한 대선

입력 2022-01-20 00:00업데이트 2022-01-20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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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욕설 파일’이 그제 공개됐다. 성남시장이던 2012년 무렵 형, 형수와 집중 통화한 내용들로 60분 분량의 녹음 파일 34개와 녹취록 전문이다. ‘굿바이 이재명’의 저자로 국민의힘 ‘이재명 국민검증특위’ 소속인 장영하 변호사가 정리한 것이다.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녹음 파일이 MBC 등을 통해 공개된 데 따른 맞불 성격으로 보인다.

욕설 자체는 이미 알려진 사실이고, 이 후보도 몇 차례 사과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전문을 보면 욕설과 막말 수위가 일반인의 예상을 뛰어넘는다. 형 재선 씨에게 거친 욕설과 함께 “정신병원에 가서 내가 먼저 감정 받고 너부터 집어넣을 거야. 개××야” 등의 폭언을 했다. 형수에게도 “너는 인간이 아니다”며 수차례 욕설을 했다. 내밀한 가정사가 있다 해도 이런 정도의 상스러운 욕설을 했다는 것 자체가 창피한 일이다.

앞서 공개된 김 씨의 녹음 파일에는 “난 안희정이 불쌍하더만” “미투 터지는 게 다 돈 안 챙겨주니까 터지는 거 아니냐. 보수는 돈 주고 해야지 절대 그러면 안 된다” 등 미투 폄훼 발언이 담겼다. 무속, 조폭 공방도 벌어지고 있다. ‘건진 법사’라 불리는 사람이 윤 후보 선대위에서 활동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민주당은 “최순실의 오방색도 울고 갈 모습”이라며 “윤핵관은 무당이었다”고 공격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조폭 연루설을 꺼내며 “조폭이 국정에 관여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맞받았다.

대선이 채 50일도 안 남았는데 욕설, 조폭, 무속, 미투 폄훼 등 낯 뜨거운 논란만 부각되고 있다. 두 후보 측이 논란거리를 제공하고 있으니 근거 없는 네거티브도 아니지만, 뭐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듯 ‘녹취록 대결’이나 물 타기 공방을 벌이는 꼴 자체가 개탄스럽다. 만 18세로 선거권이 하향된 이후 첫 대선이다. 고3 학생 4명 중 1명이 투표를 할 수 있다. 이들을 포함한 젊은 세대가 보기에 참 민망한 대선을 만든 것만으로도 두 후보는 부끄러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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