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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국민은 대선 후보에게 무엇을 바라는가[김형석 칼럼]

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
입력 2022-01-14 03:00업데이트 2022-01-14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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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정직과 진실의 책임자
교만과 아집, 독선 사로잡혀선 안돼
각계의 창의적 역량 발휘토록 해야
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
정치 경제를 포함하는 사회생활에는 절대가치나 고정관념은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 과거에 경험했던 문제들을 미래를 위해 어떻게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가, 하는 선택이 있을 뿐이다.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대선도 비교적 선하고 유능한 지도자를 뽑아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위한 건설적 책임을 완수할까, 함에 있다. 다른 후보보다 부족하더라도 내가 속해 있는 정당의 후보니까 투표한다든지, 지역적 이해관계나 정서를 앞세워 선출한다면 선거에 임할 자격도 부족하고 후대에게 사회악을 범하게 된다. 더 많은 국민들이 자율적으로 행복하게 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이 후보자나 국민 전체의 공통된 권리인 동시에 의무이다.

우리가 원하는 대통령은 성실한 인격을 가지고, 국민들이 믿고 협력할 수 있는 정직과 진실의 책임자여야 한다. 교만과 아집, 나와 우리가 하는 일에는 잘못이 없다는 독선적 사고, 주어진 정치적 이념의 노예가 되어 있는 지도자는 배제해야 한다. 진실을 위하기보다 수단방법을 무기로 삼으며, 정직한 삶의 가치를 거부하는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장래를 이끌 자격이 없다. 지금 우리가 정직과 진실을 상실한 위기에 머물면서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는 대통령이 나올까 걱정이다. 최근 있었던 대통령의 신년 메시지를 시청하는 국민들의 여론은 간단했다. 대통령의 메시지는 마치 다른 나라에 살다가 온 지도자의 인상을 주었다는 평가였다. 지도자의 성실성과 정직은 참과 진실을 추구하는 국민들의 절박한 염원이다.

정치 현실도 그렇다. 민주정치를 터득하고 신념을 갖춘 대통령이 아쉽다. 정치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지 국민을 정권 확보의 대상으로 삼는 역행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이념을 앞세우는 정치는 더욱 위험하다. 그런 과오에서 벗어나기 위해 좌우가 아닌 실용주의자로 자처하기도 한다. 실용주의는 본래부터 이념을 목적 삼지 않는 경험주의 사회질서에서 출발했다. 그 처음 목표는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추구하는 공리주의 정책에 있었다. 그 구체적 방법으로 탄생한 것이 실용주의다. 열매 많은 것이 진리라는 철학적 결론이다.

한 가지 구체적 예를 들어보자. 지금과 같은 대통령 전권 독주체제를 개선하기 위해 헌법을 개정하고 거기에 현실을 맞추어 가면 된다는 주장을 한다. 입법에서 현실화로 가기 이전에 지금의 헌법 안에서 대통령이 자기보다 전문가인 장관들에게 국내 문제는 위임하고 조화로운 발전을 성공시킨다면 현실 문제의 해결이 먼저 가능해진다. 그 현실적 성공의 규범을 입법화하는 것이 실용주의 철학이다. 그런 다양한 정책적 개선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

차기 대통령에게 경제 문제 해결은 더욱 심각하다. 문재인 정부가 경제의 목표, 과정, 방법 모두에서 실패했기 때문이다. 박정희는 윤일선 박사를 찾아가 원자력의 활용 범위를 지도 받았고, 전두환은 경제학회장이었던 성창환 교수 등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자신은 경제의 문외한임을 자인했기 때문이다. 경제학자들이나 현실경제 담당자들과 동떨어진 이념경제를 떠나 폭넓은 여론을 수습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역사에서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게 변하는 분야가 기계과학의 발전과 경제의 다양성이다. 청와대에 갇혀 상의할 문제도 아니고 집값을 통제하기 위해 법조문을 바꾸는 노력은 시장경제를 혼란시킬 뿐이다. 경제를 움직이는 큰 힘은 경제방향과 경제생활에 있어 질서의 정상화다. 공직자들이 국제경제나 국내무대에서 규제 위주의 간섭을 벗어나 취사선택의 길이라도 열어 주었으면 좋겠다. 국제적 대기업체는 이미 경제사회의 독립된 주체로 바뀌었다. 어떤 개인이나 가족의 소유물이 아니다. 기여 체제를 모르는 기업주도 있을 수 없고, 기업체의 주인은 주식을 갖는 국민들이다. 부자의 재산을 빼앗아 모두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 목표라는 철없는 정치인들의 발상에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학자는 학문으로 기여하고 기업인은 경제적 기여를 위한 봉사자이다. 열린사회의 다원적 가치관을 모르는 사고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인간교육의 기본정신에서 이탈한 정치이념 교육은 민족의 존엄성을 훼손시킨다. 문화예술은 정치계가 따를 수 없을 정도로 앞서가고 있다. 문화와 경제활동은 국제무대에서 경쟁하는데, 지금까지 정부는 집안에서 해결방법을 찾을 정도의 후진성을 면치 못했다. 절박한 국방과 안보 문제도 더 이상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각계 지도자들의 창의적 역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다면 차기 대통령이 국가 재출발의 기틀을 정착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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