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한 달 허송하고 출범한 尹선대위, 이젠 뭔가 내놔야 한다

입력 2021-12-07 00:00업데이트 2021-12-07 08:49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공원 KSPO돔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선후보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이준석,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과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장승윤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가 어제 공식 출범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의 갈등, 이준석 대표의 잠행 소동 등 진통 끝에 후보 선출 31일 만에야 닻을 올린 것이다. 윤 후보는 연설문에서 “지겹도록 역겨운 위선 정권을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며 “아흔아홉 가지가 달라도 정권교체 뜻 하나만 같다면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다. ‘무조건 단합’을 역설한 것은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여전히 잠복해 있음을 반증하는 발언이다.

실제로 지난 한 달 국민의힘 내부에서 벌어진 알력은 실망스러웠다. 비전과 정책 노선 투쟁과는 거리가 먼 권력다툼 성격이 짙었다. 이른바 ‘윤핵관’으로 불린 윤 후보 측 일부 인사들이 “조건없는 합류선언이 없으면 끝”이라며 최후통첩 운운하자, 김 위원장이 “주접을 떤다”는 반응까지 보였다. 이 대표는 사실상 당무를 거부한 채 지방을 돌았다.

이 과정에서 윤 후보는 정치력과 리더십에 한계를 드러냈다. 결국 실망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지고 지지율이 흔들리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골든 크로스’ 분석까지 나온 뒤에야 부랴부랴 갈등을 봉합했다. 비록 선대위를 지각 출범시키긴 했지만 그동안 무엇 때문에 선대위 갈등이 벌어졌고, 뭐가 해소됐는지도 불분명하다. 국민만 우롱당한 느낌이 들 정도다.

문제는 윤 후보가 지난 한 달을 선대위 문제에 매달려 허송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윤 후보 주변에선 반문(反文) 깃발만 펄럭였을 뿐 구체적인 국정 비전이나 정책 공약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여태껏 정제된 대표 공약 하나 내놓은 게 없다. 주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고 이를 뒤집겠다는 말만 해 왔을 뿐이다. 최저임금제와 주52시간제에 대한 일부 중소기업인의 고충을 거론하며 “비현실적 제도는 다 철폐해 나가겠다”고 말해 이미 뿌리를 내리고 있는 제도를 어떻게 철폐한다는 것이냐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젠 달라져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바로잡는 것도 필요하지만 ‘윤석열표’ 국가비전 제시가 더 중요하다. 선대위가 구성된 만큼 이젠 “공정” “정권교체” 구호를 넘어 어떤 나라를 만들겠다는 건지, 경제와 복지는 어떻게 바뀌는 것인지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공약과 정책을 서둘러 내놔야 한다. 그래야 다른 후보들과 비교 평가라도 할 것 아닌가. 앞으로 92일은 국정 비전과 정책 공약 대결의 시간이 될 것이다.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