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일가’ TF를 만든 이유[기고/박범계]

박범계 법무부장관 입력 2021-07-05 03:00수정 2021-07-05 03:02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박범계 법무부장관
최근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무브 투 헤븐’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유품정리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작품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지만, 아무래도 가장 인상적이고 안타까운 장면은 ‘고독사’에 대한 것이다.

지난달 동아일보의 ‘고별: 아무도 울지 않은 코로나 고독사’ 시리즈가 세간의 화제가 된 것도 미증유의 감염 재난이 1인 가구의 고독사 발생을 높이고 있다는 점을 심층적으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가 사람들의 큰 공감을 얻는 이유는 그만큼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늘었고, 홀로 맞이하는 죽음을 상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해 주민등록 인구통계상 900만 명을 넘어선 1인 가구의 현실을 되짚어 보지 않을 수 없다. 흔히 1인 가구는 대부분 청년층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근 몇 년간 이혼이나 사별, 기러기 부부생활 등으로 중장년층 이상의 1인 가구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법무부 장관이 되었을 때 가장 먼저 지시한 일들 중 하나가 법무심의관실 주도로 1인 가구 태스크포스(TF) ‘사공일가(사회적 공존, 1인 가구)’를 발족한 것이었다.

주요기사
먼저 ‘유류분’ 축소를 핵심 안건으로 삼았다. 유류분은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사후 강제로 분배되는 재산을 의미한다. 1인 가구로 사는 사람에게는 기존 가족이 아닌 새로운 유대관계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철저히 혈연에 근거한 재산분배보다 망자의 의사를 더욱 존중해야한다는 사회적 인식을 적극 반영했다.

또한 법무부는 ‘상속권 상실제도’ 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다. 이는 자녀 등에 대한 중대한 양육의무의 위반 내지 학대 등이 있을 경우 상속권을 상실시키는 제도이다. 과거 가수 고(故) 구하라 씨가 사망한 뒤, 인연을 끊다시피 했던 가족이 다시 나타나서 재산을 상속받는 일이 사회적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제는 새로운 가족 형태의 등장과 함께 오로지 혈연이라는 이유로 사후 재산을 모두 상속받는 행위는 더 이상 용인되기 어렵게 됐다.

동물의 법적 지위를 개선하는 것도 TF의 주요 관심사항이다. 반려동물은 이미 가족이고, 1인 가구에게는 함께 사는 유일한 가족이기도 하다. 여태껏 민법에서는 반려동물을 포함한 동물 전체를 ‘일반 물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법무부는 이를 개선해 동물을 ‘일반 물건’과 구분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현재 부부여야만 가능한 친양자(親養者) 입양을 1인 가구도 충분한 양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면 가능하게 하는 법안도 검토 중이다.

이처럼 단순히 정책을 만드는 걸 넘어서서 법제도적으로 근본적인 틀을 개선해나가고자 한다. 나아가 다양한 분야의 TF 내 민간위원 및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지속적인 개선을 검토해갈 예정이다. 다양한 국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공존의 경계를 확장해 나가겠다.

박범계 법무부장관
#고독사#1인 가구#사공일가#유류분#상속권 상실제도#동물 법적 지위 개선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