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마지막 퍼즐조각 최재형, ‘포크식 정치’부터 끝내야[광화문에서/최우열]

최우열 정치부 차장 입력 2021-06-19 03:00수정 2021-06-1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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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열 정치부 차장
최재형 감사원장을 돕고 있는 서울대 법대 75학번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지지하는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 그룹 몇몇이 최근 함께 만났다. 이 자리에서 75학번 선배들은 “우리는 최재형이 대통령으로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며 79학번들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최재형이 대선에 출마해도 윤석열과 너희는 괜찮겠느냐”고 물었다. 79학번들의 답변은 의외였다. “곧 총알(검증 공세)이 빗발칠 텐데 말이 한 마리만 달리면 온전히 다 맞을 게 뻔하고, 두 마리가 표적이 되면 목적지에 도달하는 데 더 수월하지 않겠느냐”며 오히려 반겼다는 것.

이처럼 두 진영 인사들 간의 일종의 교섭이 진행될 정도로 ‘최재형 대안론’의 진도는 알려진 것 이상으로 빠르고 내용도 구체적이다. ‘두 마리 표적론’에서부터 종국엔 단일화한다는 ‘윤-최 연대론’까지 다양한 시나리오도 논의되고 있다. 그런 와중에 6·25 참전용사인 최 원장 아버지 최영섭 예비역 대령의 집요한 설득으로 아들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고 한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최 원장을 바라보는 시선도 서서히 바뀌고 있다. “설마 최 원장이 정치하겠어?”라고 반문하던 사람들이 검증 정국이 다가오자 ‘윤석열 리스크’를 자주 언급하기 시작했다. 우선은 윤 전 총장의 압도적 지지율과 그의 반문(반문재인) 기치에 순응하고 있지만, 정권 초 ‘적폐수사’의 선봉에 섰던 그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보수 진영 밑바닥 심리가 ‘최재형 대안론’으로 꿈틀대는 느낌이다. 최 원장이 사실상 대선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 되고 있는 셈이다.

최 원장의 등판을 직접 설득하고 있는 정치권과 법조계 인사들 사이엔 7월 출마론과 12월 출마론이 대립하고 있다.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8월 휴가철 이전부터 나와서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는 게 7월 출마론, 정치적 공격 기간을 줄이고 감사원에서 대통령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승리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12월 출마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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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민들로선 이건 모두 그들만의 정치공학일 뿐이다. 국민들은 최 원장이 어떤 인물인지, 국정 운영 능력이 있는지 잘 판단해 투표하고 싶을 뿐이다. 2012년 안철수 후보는 대선을 3개월 앞두고 출마 선언을 했고, 2017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대선 4개월 전 귀국했다. 이번엔 대선을 8개월여 앞두고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윤 전 총장을 둘러싼 ‘간 보기 정치’ 논란이 시작됐다.

대선 도전에 대해 최 원장은 국회에서 “조만간 생각을 정리해 밝히겠다”고 답했지만, 의지가 있다면 당장이라도 사퇴한 뒤 국민들에게 비전을 밝히고 철저하게 검증받는 게 순리다. 때만 되면 ‘짠’ 하고 출연해 간을 보다 찍어 먹으려는 ‘포크식 정치’는 그간 성공한 경우도 전무할뿐더러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는 일이다. 윤 전 총장과 최 원장 모두 새 정치를 해보겠다면, 대선 때마다 네거티브 곡예 선거가 이뤄지는 원인을 제공해선 안 될 것이다.

최우열 정치부 차장 dnsp@donga.com
#최재형#포크식 정치#감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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