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文 “종합반도체 강국 도약”… 거창한 구호, 말뿐인 지원 대책

동아일보 입력 2021-04-15 23:00수정 2021-04-16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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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경제장관회의 마치고 기념촬영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확대경제장관회의를 가졌다. 주요 산업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였지만 반도체에 초점을 맞췄다. 문 대통령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우리가 계속 주도해 나가야 한다”며 “종합 반도체 강국 도약을 강력히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관건은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전략과 기술력, 강력한 추진 의지가 있느냐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를 압박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며 한국에 협력을 요청한 상태다. 미국은 기술과 시장 주도권 등에서 압도적 위치에 있다. 중국은 지난해 한국 반도체 수출(물량 기준)의 약 40%를 차지했다. 어느 쪽도 자극하지 않으면서 글로벌 시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문 대통령은 “기존 메모리 반도체에 더해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까지 확실한 수출 주력 품목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메모리 점유율은 10년째 3% 선에 머물고 있고, 세계 1위인 메모리(D램, 낸드)도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삼성전자 D램 점유율은 지난해까지 5년 새 5%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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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경쟁국에 비해 정부의 반도체 전략이 허술하다고 지적한다. 오래전부터 설비투자 지원과 인력 양성을 건의했지만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다.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은 기업과 한 팀으로 움직이며 수백조 원 규모의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쏟아붓고 있다. 반면 한국 기업들은 이도 저도 아닌 대책이 나올까 우려하는 게 현실이다. 기업들은 간담회 초청장이 아니라 국가적 전략과 현실적 지원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을 추격하는 중국을 미국이 견제하는 동안, 한국이 기술 격차를 벌릴 시간을 갖게 됐다는 해석도 있다. 한국 기업들은 메모리 기술 격차를 벌리는 한편, 비메모리 분야에서 경쟁 기업을 따라잡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정부도 생색내기나 보여주기 식이 아니라 실질적 지원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지금 한눈을 팔면 한순간에 패자가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반도체#확대경제장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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