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3개 상임위서만 2조 증액… ‘퍼주기 경연’ 된 재난지원금 심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7일 00시 00분


코멘트
국회가 그제부터 상임위원회별로 4차 재난지원금을 심의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당초 15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하기로 했지만 국회 각 상임위 심사 과정에서 2조 원이 넘는 증액이 논의되고 있다. 국민의 혈세가 함부로 낭비되지 않도록 감시해야 할 국회가 오히려 ‘묻지마’ 증액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그제 추경안을 심사하는 소위원회를 열어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 대한 전기요금 지원 사업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렸다. 관련 예산은 당초 2202억 원에서 4404억 원으로 두 배나 늘어났다. 다른 지원 예산도 줄줄이 증액됐다. 국회 산업위 한 곳에서 하루 동안 늘어난 추경 규모만 6119억 원이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도 어제 2459억 원 증액한 4031억 원을 의결했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소위를 열어 최대 1조3000억 원 증액을 논의했다. 남아 있는 환경노동위원회와 교육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등에서도 증액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추경 검토보고서’를 통해 “사업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채 추경안을 제출하고 국회 심의를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경영 위기가 심각한 업종 10곳을 골라 재난지원금 100만 원을 더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도 10개 업종은 정해지지도 않았다.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에게 지원한다’는 당초 취지는 온데간데없어지고 마구잡이식 퍼주기로 변질된 것이다.

정부 여당이 이미 3차례에 걸친 재난지원금을 원칙 없이 쏟아부으면서 국가채무는 급속도로 늘고 있다. 국회가 혈세 낭비를 막기는커녕 오히려 더 부추긴다면 국가채무로 인해 한국 경제의 신인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날이 머지않았다.
#상임위#국회#퍼주기 경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