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보행 위한 횡단보도 만들어야[내 생각은/경광숙]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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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실내 운동이 제한되면서 건강 유지를 위해 마스크를 쓴 채 걷거나 달리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또 밤낮을 막론하고 스마트폰을 조작하며 횡단보도를 건너는 이들도 많다. 그중에는 횡단보도에서 뜻하지 않게 사고를 당해 ‘잠시 다녀오겠다’는 인사도 지키지 못하고 중상을 당하거나 심지어 생명을 잃는 경우도 생긴다. 특히 야간에 사고가 많다 보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선 수년 전부터 사고가 빈발하는 횡단보도에 보행자 식별 강화를 위해 야간 보행자 식별용 집중조명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해외를 벤치마킹해 도입하고 있는 집중조명 시설은 다음과 같은 기준을 지킬 필요가 있다.

먼저 시설을 위해 기둥을 설치하면서 보행에 장애를 주는 일은 피해야 한다. 또 전기를 사용하는 시설인 만큼 누전 감전 등 전기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절연 조치 및 접지가 필수적이다. 자동차나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보행자 확인에 필요한 선명한 시야를 제공해야 함은 물론이고 횡단보도에 조명이 집중되도록 조명 각도를 설정하고 조명등 커버 등을 설치 관리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당자의 전문성 및 이해 부족으로 인해 시설 조명이 오히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실정이다. 이 경우 안전시설이 오히려 횡단보도에서 교통사고 유발 원인이 될 수 있다.

행정 담당자에게 개선을 요청해도 개선 방법을 모른다는 답변이 오는 실정이니 향후 집중조명 시설 설치 시 준수할 매뉴얼 작성 및 보급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하겠다. 또 기존에 설치된 집중조명 시설의 안전성을 진단 개선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필자는 소방관으로, 또 대기업 안전감독관으로 40여 년 동안 안전 분야에 종사해 왔다. 앞으로도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크고 작은 요소를 발굴해 알림으로써 국민들이 안전에 더 관심을 갖게 되고, 위협 요소들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경광숙 전 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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