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이야기]6번째 멸종이 다가온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한국기상협회 이사장 입력 2020-10-17 03:00수정 2020-10-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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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한국기상협회 이사장
‘영웅의 여정’이란 광고가 있다. 미국 배우인 멀리사 매카시가 고래를 지키기 위해 모터보트를 타고 바다를 달린다. 벌목을 막기 위해 거대한 나무 위에 오른다. 코뿔소를 지키려다가 혼쭐이 난다. 지구 생명을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가 짧은 광고 안에 잘 녹아있다. 이는 우리나라 자동차회사에서 만든 하이브리드카 광고다. 미국 경제 매체인 포브스는 이 광고를 2017년 미국 슈퍼볼에서 눈여겨볼 광고로 선정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지구 역사에서 모든 생물의 70∼95%가 사라진 대멸종 사태는 5번 있었다. 미국 스탠퍼드대의 폴 에를리히 교수는 인류에 의한 6번째의 대멸종 사태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그의 연구팀은 생물종의 멸종 속도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 150년 동안의 멸종 추세가 그전 1만1700년 동안 벌어진 규모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멸종하는 종들은 대부분 인간의 영향이 큰 지역에 살고 있다. 이는 바로 인간에 의한 6번째 대멸종이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자 생물다양성이 붕괴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주장한다.

2020년 9월 세계자연기금(WWF)에서 ‘지구생명보고서 2020’을 발표했다. 지구의 생물다양성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부터 2016년까지 관찰된 포유류, 조류, 양서류, 파충류 및 어류의 개체군 크기가 평균 6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WWF 미국 회장 카터 로버츠는 “인류의 발길이 야생 지역으로 확장되면서 우리는 수많은 야생동물들을 절멸시키고 있다. 우리는 또한 기후변화를 악화시키고 있고, 코로나19와 같은 동물원성 감염병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면서 인류와 동물 모두를 위해 자연과의 관계를 시급하게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장 심각한 것이 열대우림지역에서 농경을 목적으로 벌어지는 야생동물 서식지 파괴로 생물다양성 파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전 지구적인 삼림 벌채의 80%, 담수 사용의 70%가 농업을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인간이 과도하게 사용하는 토지와 물은 육상 생물다양성의 70%, 담수 생물다양성의 50%를 파괴했으며 수많은 생물들은 인간에 의해 바뀐 환경에서 거의 살아남지 못했다. 자연 훼손으로 곤충의 개체수나 분포가 심각하게 감소되고 있으며 식물의 멸종 위험은 포유류의 멸종 위험과 비슷한 정도라고 WWF는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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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생물종이 없어지면 그들이 제공하는 안정된 기후, 깨끗한 공기와 물, 농작물 수정, 야생동물 감염질병 예방 등이 사라진다. 예를 들어보자. 전문가들은 꿀벌이 사라진다면 벌에 의해 수분이 되는 과수와 채소, 곡물 생산이 줄어들고 인류는 식량난과 영양실조 등으로 죽어가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이야기는 생물종 감소는 단지 해당 생물종이 사라지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의 균형을 무너뜨려 결국에는 인류의 생존마저 위협한다는 것이다.

서두에서 언급한 광고에서는 환경 보호의 영웅이 되기란 어렵다면서 어려운 일이 아닌 쉬운 일부터 환경 보호를 실천하자고 우리에게 말한다. 환경을 보호하는 작은 일부터 시작해 보도록 하자.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한국기상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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