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방미인 레깅스 패션[간호섭의 패션 談談]〈41〉

간호섭 패션디자이너·홍익대 미술대 교수 입력 2020-08-08 03:00수정 2020-08-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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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 제공
간호섭 패션디자이너·홍익대 미술대 교수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팬데믹을 선언한 지도 벌써 5개월이 지났습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며 건강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바깥 활동이 부족해지면서 운동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습니다.

‘운동’과 ‘레저’의 합성어인 ‘애슬레저(Athleisure)’가 패션계의 신조어로 탄생한 지 꽤 되었지만 이 애슬레저 룩이 코로나19 시대에 딱 들어맞는 패션이 될지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운동에 대한 관심이 어느 순간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닙니다. 짬 없는 직장생활과 각박한 도시생활에 집 근처에서 혹은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에어로빅’은 1980년대에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에어로빅은 특별한 기구 없이 흥겹게 즐길 수 있어 ‘애슬레저’의 원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내 곳곳에 에어로빅 강습소가 생겨나고 에어로빅 강좌 비디오가 안방을 파고들면서 새로운 사회적 신드롬으로까지 퍼져 나갔죠. 이 와중에 팝가수 올리비아 뉴턴존의 노래 ‘피지컬(Physical)’은 1981년 10월 빌보드 차트에 등장한 후 10주간 1위를 차지했고 노래의 인기와 함께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헤어밴드, 스판덱스 소재의 보디슈트 그리고 스타킹의 에어로빅 패션은 1980년대를 상징하는 패션이 되었습니다.

21세기에는 ‘레깅스’ 패션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원래 레깅스는 발목 부분을 보호하기 위해 발목부터 무릎 아래까지 돌려 감싸는 띠, ‘각반(脚絆)’을 의미했습니다. 이후 패션 소재의 발달로 보온성과 더불어 신축성 있는 타이츠 스타일의 바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땀을 잘 흡수하고 빠르게 마르는 ‘흡습 속건’의 기능성까지 추가하면서 레깅스 패션은 편안함과 더불어 실용성까지 겸비한 패션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초창기에는 레깅스만 입는 것이 입는 사람 그리고 보는 사람 모두 민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곧 믹스 앤드 매치 스타일링에 익숙한 요즘 젊은이들 덕에 상의로 기다란 티셔츠를 입거나 기존에 갖고 있던 반바지를 덧입어 새로운 레깅스 패션을 만들어 냈습니다. 실내로 제한된 운동이 코로나19 사태로 야외로 옮겨 가면서 레깅스 패션은 그야말로 수영, 등산, 사이클, 조깅 등 종목을 가리지 않고 여러 방면에서 인기를 얻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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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팔방미인인 레깅스 패션은 여성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스포츠 경기에서 프로 선수들이 입었던 레깅스 패션을 이제는 멋을 아는 남성들이 일상생활에서도 보여주고 있고 배우나 가수들의 공항패션으로 심심치 않게 목격되고 있습니다. 만약 아직까지 쫄쫄이 바지라는 선입견 때문에 경험해 보지 못하셨다면 TPO(Time, Place, Occasion)를 고려해 차근차근 도전해 볼 것을 권해 드립니다. 우선 본인이 현재 입고 있는 운동복과 함께 스타일링을 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레깅스가 나의 24시간을 동행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간호섭 패션디자이너·홍익대 미술대 교수

#레깅스 패션#애슬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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