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네이버의 검색 가장한 광고 확대, ‘광고 포털’인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0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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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쇼핑검색광고를 1.5배로 늘리겠다고 그제 밝혔다. 네이버 PC,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물건을 파는 소상공인, e커머스 업체들로부터 더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다. “입점업체 요청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실제론 업체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네이버가 팔고 있는 쇼핑검색광고는 이용자가 어떤 품목을 검색했을 때 광고비를 낸 업체의 제품을 제일 위에 보여주는 광고다. 15일부터 4∼8개였던 품목당 검색광고 수를 6∼12개로 50% 늘리고 중간광고 등 광고의 위치도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언택트(비대면) 트렌드’가 가속화해 온라인쇼핑 매출이 급증하자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쇼핑검색광고가 포함된 네이버의 비즈니스플랫폼 부문 1분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12%나 늘었다.

네이버로 품목 검색을 하는 사람들은 다수 이용자들이 좋게 평가한 제품이 우선적으로 검색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검색된 페이지 곳곳에 더 많은 광고가 배치되면 정보의 신뢰성이 하락하는 건 물론이고 이용자는 뒤섞인 정보와 광고 속에서 원하는 결과를 골라내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입점업체들은 좋은 위치에 더 많은 광고를 노출하려고 경쟁하게 돼 업체당 광고비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배달 앱 ‘배달의 민족’에서 문제 된 것처럼 자금이 많은 업체가 광고를 싹쓸이해 매출을 독식하는 ‘깃발 꽂기’가 성행할 우려도 크다.

네이버는 한국 검색서비스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제조업체, e커머스 업체들에 부담을 주면서 자기 이익만 더 챙기려 드는 것은 사회적 책임은 아랑곳없이 돈벌이에만 몰두하겠다는 태도다. 안 그래도 유통시장에 네이버가 직접 뛰어들어 몸집을 불리면서 입점업체들 사이에선 “심판이 선수로 뛴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는 더 신뢰할 수 있는 검색 정보를 제공하고 입점업체들의 부담도 줄여주는 방안부터 고민해야 한다.
#네이버#쇼핑검색광고#광고 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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