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체 절반 가구에 재난지원금’, 한정된 자원에서 최선인가

동아일보 입력 2020-03-30 00:00수정 2020-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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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전체 가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중위소득 이하 1000만 가구에 재난생활지원금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4인 가구의 경우 소득 475만 원 이하에 가구당 최대 100만 원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중산층까지 포함해 국민의 70%에 혜택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정부는 이르면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제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심각한 경제난을 맞아 가장 위급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국민과 기업들을 먼저 지원하는 것이 원칙이다. 더구나 재정이라는 자원을 무한정 쓸 수 없는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곳에 집중해야 충분한 지원 효과를 볼 수 있다. 소비와 생산, 수출이 마비되면서 프리랜서와 일용직 근로자들은 소득이 끊기고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은 자금난으로 부도날 위험에 처해 있다. 여유 있는 사람들까지 1인당 25만 원씩 주는 것보다 위급한 사람에게 100만 원을 주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비상경제 상황에서는 지원의 속도가 생명이다. 코로나19로 경제적 피해가 큰 사람들을 일일이 선별하려면 시간과 행정비용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선정 기준을 놓고 논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 또 자영업자에게 100만 원을 줘서 빚만 갚으면 그 이상의 경제효과가 없지만, 국민들에게 3개월 한도 지역화폐를 주면 경제활동이 일어나게 된다. 다만 국민을 7 대 3으로 나눠 70%에게만 주는 식의 방법을 택하면 혜택을 받는 사람과 못 받는 사람들 사이에 소모적인 사회적 논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

여러 부작용이 예상되는데도 세계 각국은 사안의 시급성 때문에 국민들에게 현금을 뿌리는 ‘헬리콥터 머니’를 채택하고 있다. 미국은 연소득 9만9000달러(약 1억2000만 원) 미만 국민에게 1인당 최대 1200달러(146만 원)를 3주 내에 지급하기로 했다. 캐나다 일본 호주 대만 홍콩 싱가포르도 국민들에게 현금이나 바우처를 지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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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특정 다수에게 현금을 주는 것은 예산이 많이 들고 피해 지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최근 몇 년간 정부 지출이 크게 늘고 경기 침체로 세수도 줄어 나랏빚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경제위기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한정된 자원으로 기업과 민생을 살리고 경제난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 방안이 무엇인지 재검토하고 보완하기 바란다.
#재난생활지원금#헬리콥터 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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