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폐암으로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해 그동안 치료받고 있던 표적항암제에 내성이 생겼고, 이후 신약 치료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 약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월 1000만 원이 넘게 자비로 부담하고 있다.
그러던 중 먹고 있던 신약의 보험 적용 여부가 결정됐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다. 나에게는 정말 기적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심사평가원 통과는 반쪽짜리 결정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건강보험공단과의 협상이 아직 남아 있고, 협상이 잘돼야 최종적으로 급여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당장 내일의 삶을 기약할 수 없는 말기 암환자에게 수개월, 수년을 기다리라는 것은 너무나도 가혹한 처사다.
얼마 전 정부가 차츰 건강보험 보장을 늘려 치료비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 예정이라는 뉴스를 보았다. 하지만 나와 같은 말기 폐암 환자에게 ‘차츰’이란 말은 오지 않을 수도 있는 막연한 미래일 뿐이다. 부디 정부가 지금 당장 환자들을 살릴 수 있는 것부터 살펴봐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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