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文정부 첫 정기국회, 본연의 견제기능 되찾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4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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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첫 정기국회가 1일 막을 올렸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이 MBC 김장겸 사장 체포영장 발부에 대한 항의로 전면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공전이 우려되고 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어제도 보이콧 철회는 없다고 밝혔다. 북한의 6차 핵실험 강행으로 예정되지 않은 국회라도 열어야 할 판에 이미 정해진 국회 일정까지 보이콧하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수긍할 수 없다.

한국당은 보이콧을 철회하고 국회 일정에 참가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제1야당다운 자세다. 북핵에 대한 국회 차원의 대응도 대응이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번 국회에서 공무원 증원, 건강보험 확대, 법인세 인상, 부자 증세, 탈(脫)원전, 검찰·국가정보원 개혁 등 논란이 많은 정책을 시행하는 데 필요한 입법을 추진한다. 정부는 모두 민생과 적폐청산을 위해 필요한 법안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한국당은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거나 국가 재정을 허약하게 할 포퓰리즘 법안이라고 맞서고 있다. 한국당이 다른 야당과 협조해 통과시킬 것은 통과시키고 저지할 것은 저지하기 위해서라도 있어야 할 곳은 의회 밖이 아니라 의회 안이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정부가 잇따라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면서 국정이 그동안 청와대에 의해 일방적으로 주도된 느낌이 없지 않다. 정부의 새로운 정책은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의 동의 없이는 시행되기 어렵다. 정부 정책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통해 국회가 행정부에 대한 견제기능을 되찾는 계기가 돼야 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의 현실을 아직도 깨닫지 못한 듯 야당을 설득하고 양보하기보다는 오히려 자극하는 자세를 자주 보여 안타깝다. 여소야대에서 필수사항인 협치(協治)에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하는 쪽은 야당보다는 여당이다.
#정기국회 1일#자유한국당#mbc 김장겸 사장 체포영장 발부#여소야대#포퓰리즘 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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