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멈춰선 현대차 中공장 4곳, 사드 보복 ‘인내의 한계’ 넘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30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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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차가 중국 내 생산공장 4곳의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고 현대차가 어제 밝혔다. 독립법인인 베이징현대차가 실적 부진으로 납품업체에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플라스틱 연료탱크 등을 대는 프랑스계 합작법인인 베이징잉루이제가 부품 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일단 빠른 시일 안에 공장을 재가동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대책을 밝히지는 못했다.

이번 사태는 표면적으로 부품 대금 문제로 보이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볼 수 있다. 베이징현대차는 롯데가 사드 배치용 부지를 제공한 3월경부터 실적이 줄어들기 시작해 올 상반기 중국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2%나 감소했다. 반한(反韓) 정서로 현대차를 사려는 수요가 급감했다. 베이징현대차의 부진은 현대차에 그치지 않고 동반 진출한 145개의 한국 부품업체까지 휘청거리게 만들 대형 악재다. 부품업체들은 이미 공장가동률을 낮추면서 구조조정 중인데 베이징현대차가 아예 생산을 중단하면 재고를 처분할 길이 막힐 수 있다.

이미 작년 대비 반 토막이 난 베이징현대차의 실적이 더 악화될 경우 지분 투자금액만큼 현대차 본사의 피해도 커질 수밖에 없다. 노조의 파업에다 통상임금에 따른 인건비 부담까지 우려하는 현대차로서는 안팎으로 치이는 지경이다. 현대차 중국 공장의 가동 중단은 한국에서도 반중(反中) 정서를 키울 수밖에 없다. 중국이 대국(大國)답지 않게 정치 문제를 경제로 보복하는 상식 밖 행태를 지속한다면 그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베이징현대차#사드 보복#중국 사드#베이징 현대차 생산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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