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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추석 상차림에 안전한 우리 수산물 많이 올리자

입력 2013-09-09 03:00업데이트 2013-09-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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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대목인 추석을 앞두고 수산물 판매가 격감해 어민들의 시름이 깊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오염수 유출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일본산뿐 아니라 국내산 수산물 판매까지 곤경에 빠졌다. 과일이나 한우세트는 판매가 급증하는데 굴비 멸치 갈치 등 수산물 선물세트의 판매량은 예년보다 30%나 줄었다. 수산물 경매가격이 폭락하고 서울 노량진, 부산 자갈치 등 전국 수산시장에는 손님의 발길이 끊기다시피 했다.

소비자들이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반감기가 긴 세슘 등 일부 방사능 물질은 물고기 체내에 축적돼 먹는 사람에게도 영향을 준다. 한국 정부가 오늘부터 후쿠시마 현 주변 8개 현에서 나오는 모든 수산물을 수입 금지한 것도 당연한 조치다.

그렇다고 국내에서 잡히는 수산물까지 기피하는 것은 지나치다. 일본 근해 해류가 북태평양을 돌아 한반도 연안으로 오는 데는 대략 3∼5년이 걸린다. 국내산 어류가 방사능에 오염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얘기다. 지역과 계절에 따라 잡히는 어종(魚種)도 다른데 무조건 모든 수산물을 거부하는 것도 합리적이지 않다. 일본산 수산물이 국내산으로 둔갑해 팔리는 것을 막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산 수산물에 적용하고 있는 세슘 기준(kg당 370Bq·베크렐)을 일본산 기준인 100Bq로 올려 적용하고 있다. 국내산에도 검역을 강화한 만큼 정부와 전문가를 믿을 필요가 있다.

우리 국민은 부정확한 정보나 괴소문 때문에 먹을거리에 과민해지는 경향이 있다. 광풍에 가까웠던 광우병 촛불시위가 대표적이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유행하면 닭고기나 오리고기를 피하고 심지어 달걀도 안 먹는다. AI가 인간에 전염될 가능성이 없진 않지만 익혀 먹으면 문제가 없는데도 그렇다. 구제역은 사람과 무관한 병인데도 돼지고기를 안 먹는다. 불량식품은 단호하게 퇴출시켜야 하지만 정확하지 않은 정보나 잘못된 믿음에 근거해 멀쩡한 식품까지 배척해선 안 된다.

선진국일수록 식품안전에 민감하고 식품 위해사범에 대한 조치도 엄격하다. 국민이 정부를 믿고 그릇된 소문에 휘둘리지 않는 합리적 소비도 선진 국민의 자격에 해당한다. 일본산 수산물 유통은 경계하되 실체가 없는 공포심으로 국내산 수산물까지 기피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추석 상차림에 우리 어민이 피땀 흘려 잡고 기른 수산물이 많이 올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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